땅집고

대구의 두 얼굴…"분양권 3.5억 올라" "마피도 안 팔려"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3.08.21 07:33 수정 2023.08.21 08:55

[땅집고] 한때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던 대구 지역 부동산 시장이 이번엔 심각한 양극화 상황에 처했다. 전반적으로 집값 하락세가 멈췄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입지에 따라서 극명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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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수성 범어 더블유' 완공 후 예상 모습./아이에스동서


■ 미분양 폭탄이라더니, 이젠 ‘없어선 못 판다’는 이곳!

대구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 침체에 따른 불황, 공급 폭탄으로 인해 급격히 고꾸라졌다. 올 초에도 구축은 물론 신축 가격까지 줄줄이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엔 금리 인하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수성구 범어동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수 심리가 살아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2월 입주 예정인 ‘수성범어더블유’ 전용면적 84㎡ 분양권(33층)은 지난달 10억8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분양가 약 7억3000만원에서 3억5000만원 오른 것이다. 이 단지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 범어동 한가운데 있어 입지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하철2호선 범어역 초역세권단지로, 구청과 경찰서, 범어도서관이 바로 옆에 있다.

현장에선 ‘차기 대장주’라는 불리는 만큼, ‘수성범어더블유’를 중심으로 반등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범어동 최고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분양 당시엔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가 있어 거래가 어려웠지만, 규제가 사라지자마자 이 아파트 분양권은 불티나게 팔렸다”며 “현재도 부동산마다 대기자가 50명 이상 있을 정도로 인기가 상당하다”고 했다.

범어동 일대에선 미분양 단지가 완판을 기록한 일도 있었다. 수성구 ‘범어자이’는 최근 전 가구 분양에 성공했다. 대구지역 분양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말 범어자이가 계약률 100%를 채워서 모델하우스 문을 닫았다”며 “조만간 인근 단지인 동대구힐스테이트 계약률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범어자이’는 작년 6월 분양 당시 1순위 청약 접수 마감 결과, 총 6개 주택형 가운데 5개 주택형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국민 평형’이라 불리는 84㎡조차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 가장 인기 있었던 84C도 경쟁률 0.6대 1을 보였다.

[땅집고] 대구 기차역 인근 '힐스테이트 태평 센트럴 대구역' 아파트 부지가 공터로 방치돼있다. /이지은 기자


■ 역세권, 뉴타운도 힘 못쓰네…총체적 난국

그러나 이런 회복세는 범어동 등 일부 지역에서만 일어나고 있다. 대구 남구와 동구, 달성군 등 다른 지역 분양 시장엔 찬바람이 쌩쌩 분다. 남구 대명동 '영대병원역 골드클래스 센트럴'(610가구)은 올 6월 분양 승인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구 전역에서 미분양 물량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12월 대우건설이 선보인 ‘동대구푸르지오브리센트’는 1년이 훨씬 지난 현재도 계약자를 다 찾지 못했다.

입주를 앞둔 단지들에선 마이너스피 매물이 줄을 잇는다. 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더센트로데시앙’은 대구 지하철 1호선 신천역이 가깝고, 동신초가 인접한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라는 장점을 가졌으나, 아직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매물이 남아있다. 이 단지 전용 84㎡(1층 제외) 호가는 5억300만원대부터다. 이중엔 분양가보다 2000만원 저렴한 매물도 있다.

같은 동 ‘동대구역골드클래스’도 상황이 심각하다. 무피(프리미엄 없음)는 물론, 마피 매물도 찾는 이가 없다는 게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 이야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구에서 수성구 범어동을 제외한 다른 지역 부동산은 그야말로 죽을 쑤고 있다”면서 “한때 프리미엄이 붙었던 매물이 마이너스피로 돌아서도, 안 팔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했다. 이어 “대구에서 양극화는 ‘심각하다’는 말로 설명이 안 될 정도”라며 “인구가 줄어드는 마당에 미분양 문제가 해소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의 지난 7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올랐다. 대구는 2021년 11월 셋째 주부터 가격 하락세를 보였으나, 1년 9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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