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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지산 가장 많은 금천구의 고민 "무피? 마피도 안 나가요"

뉴스 서지영 기자
입력 2023.08.11 11:02

[땅집고GO] 가산디지털단지 초역세권 절반이 미분양…'지식산업센터 메카' 금천구도 쑥대밭

[땅집고] 가산디지털단지역 4번출구에서 250m 떨어진 ‘가산3차SK V1 센터’. /유튜브 땅집고TV


[땅집고] “거래는 거의 없어요. 마이너스피가 맞아요. 시세가 2년전으로 복귀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서울 금천구 가산동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프리미엄 붙을 거라고 생각을 해서 분양을 받은 분들이 잔금 여력이 없어서 손해 보고 계약금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요” (서울 금천구 가산동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서울 금천구는 전국에서 지식산업센터가 가장 많이 몰린 지역이다. 부동산 호황기에는 이 일대 지식산업센터 분양권은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분양한 금천구의 지식산업센터는 50% 가까이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다. 올해 입주를 마친 지식산업센터의 공실률은 60%에 달하는 실정이다.

가산디지털단지역 앞. 더스카이밸리1차, 역 인근으로 에이스골드타워, 우림라이온스밸리 등 지식산업센터가 줄지어 있다.

가산디지털단지역 4번출구에서 250m 떨어진 ‘가산3차SK V1 센터’. ‘초역세권 지식산업센터’인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지난해 6월부터 청약을 시작했는데, 현재까지 분양률은 50%에 불과하다. 역세권 프리미엄이 붙어서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다. 지상층의 경우 평당 분양가가 3000만원에 조금 못미치는 2950만원대다. 올해 입주를 마친 ‘대륭22차 지식산업센터’보다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 정도 더 높다. 분양이 되지 않자 현재 ‘가산3차SK V1 센터’는 프로모션이라는 명목으로 분양가 할인이 진행되고 있다. 공급금액의 6%를 시행사가 인테리어 목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지상층 공급금액이 6억원, 분양금액을 7억원으로 가정하면 3600만원 정도를 프로모션 명목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실상 ‘마이너스피’를 붙여 판매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인근에 있는 지식산업센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입주를 마친 지식산업센터는 절반 이상이 공실로 남아 있다. ‘대륭22차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2021년 7월에 분양을 해서 올해 1월에 입주했다. 이 곳의 분양가는 지상층의 경우 평당 1630만원~1710만원이다. 입주 직전까지 온라인중개커뮤니티에는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내놓은 ‘마피’ 분양권 매물이 쏟아졌다. 그런데도 거래가 거의 절벽 수준이라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땅집고] 마피 분양권 매물이 쏟아진 금천구 지산. /유튜브 땅집고TV


서울 금천구 가산동 H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거래는 거의 없다"며 "마이너스피가 맞고, 분양가에서 계약금 포기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세가 2년전으로 복귀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가산디지털 단지역에서 도보 7분 거리에 있는 ‘G밸리 더리브스마트타워’는 2020년에 들어선 신축 지식산업센터다. 목이 좋다는 1층인데도 공실이 넘쳐난다. 직접 한 개 층을 돌아봤더니 28곳 가운데 18곳에 임대정보지가 붙어 있었다. 일부 업체는 한 층을 전체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1층에는 음식점, 편의점, 공인중개사무소만 입점해 있다. 이 곳 지식산업센터의 1층 상가는 전용 15평이 5억8000만원에 분양됐지만 1억원 낮춘 금액으로 매물이 나와 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금천구 지식산업센터의 공실률이 증가하고 마이너스피, 무피가 속출하는 이유로 높은 분양가와 지식산업센터가 과잉 공급된 점을 지적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S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대룡 22차 분양가가 1700만원대였다"며 "이때도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 이거 뭐 팔리겠냐’ 그랬는데 바로 인근에 이제 분양하고 있는 가산 3차 SK V1 같은 경우는 여기보다 1000만 원 더 높았다"고 했다.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해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현재 고금리로 잔금 조달여력이 없어져 계약금을 포기하기도 한다.

[땅집고] 서울 금천구에는 133개의 지식산업센터가 몰려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그래픽=유튜브 땅집고TV


한국산업단지공단 전국 지식산업센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총 1309개의 지식산업센터 가운데 서울 363개, 경기 605개, 인천 77개로 지식산업센터의 약 80%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이 가운데 금천구에만 133개가 있다. 서울지역 지식산업센터의 36%가 금천구에 자리잡고 있는것이다. 전국적으로는 10%의 지식산업센터가 이곳에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금리가 오르고, 단기간 공급 과잉에 따른 수급불균형으로 지식산업센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 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1차적으로 지식산업센터의 공급 과잉을 얘기할 수가 있다"며 "이 물량 자체가 지금 구로디지털밸리뿐만 아니라 바로 옆에 가산 같은 이런 일대 지역들에 지식산업센터의 공급량이 지나치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마피, 무피가 속출하지만 금천구에는 여전히 분양중이거나 분양예정인 지식산업센터들이 남아 있다. 과거 지식산업센터는 주택담보대출비율이 개인은 70%, 법인은 80%까지 허용돼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당시의 헐거운 대출규제가 지금은 발목을 잡고 있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아파트 대체 투자처로 불리던 지식산업센터의 인기가 식고 거품이 꺼지면서 대출해준 금융권에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땅집고 서지영 기자 sjy3811@chosun.com

※땅집고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바탕으로 재작성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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