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전국 아파트 15곳 지하주차장에서 철근을 누락해 윤석열 대통령 지적을 받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건설 카르텔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2일 LH는 이한준 사장 주재로 열린 긴급회의에서 건설 카르텔 근절을 위해 마련한 고강도 개선안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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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 사장은 "국민의 보금자리로서 가장 안전해야 할 LH 아파트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번에 건설안전을 제대로 확립 못 하고 설계·감리 등 LH 건설공사 전 과정에서 전관특혜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하면 'LH의 미래는 없다'는 각오로 고강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LH는 경기남부지역본부에 ‘반카르텔 공정건설 추진본부’를 설치한다. 건설업 이권 카르텔과 부실공사를 근절하기 위한 조직으로, 건설안전기술본부장이 본부장을 맡는다.

앞으로 반카르텔 공정건설 추진본부는 LH 발주 공사에서 설계, 심사, 계약, 시공, 자재, 감리 등 모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관예우, 이권개입, 담합, 부정·부패 행위 등을 근절하는 역할을 맡는다. 해당 본부 운영기간은 이날부터 시작해 카르텔이 철폐될 때까지로 설정했다.

더불어 LH는 앞으로 발주 공사에서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한다. LH 공사에서 부실 시공을 야기한 설계·감리업체가 더 이상 LH 공사를 수주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조사로 철근 누락 사실이 드러난 15곳 현장 현장 설계, 시공, 감리업체에 대해서는 고발 조치할 방침이다. 또 이번 철근 누락 아파트와 관련해 전관업체간 입찰담합 의혹이 있었는지를 밝히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무량판 구조’는 앞으로 아파트 내 주차장에만 적용하기로 했다. 무량판 구조란 천장을 지지해 주는 테두리 보나 벽이 없이 기둥이 슬라브를 직접 지지하는 방식을 말한다. 하중을 버티는 보를 설치하지 않아도 돼 시공비가 기존 벽식 구조보다 저렴한 것이 장점이지만,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뼈대’ 역할을 하는 보강 철근이 충분히 들어가야 한다. 만약 무량판 구조로 아파트를 지을 경우 이번처럼 철근 누락 등 심각한 시공 부실이 벌어졌을 때 입주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게 된다. 이 점을 고려해 LH가 아파트에서 거주 공간이 아닌 주차장에만 무량판 구조를 쓰기로 한 것이다.

이 사장은 "무량판 구조가 주거동이 아닌 주차장에만 적용됐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입주민이 원하시면 추가로 집중점검을 실시하고, 안심할 때까지 보완공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어 "우선 LH가 보강공사를 한 후 입주민께서 지정한 업체에 의뢰해 안전점검을 실시, 안심하실때까지 무한 책임을 가지고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사장은 "전관특혜 의혹이 더 이상 불거질 수 없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국민이 수긍할 수 있도록 의혹을 소상히 밝히겠다"며 "이러한 노력이 건설 공기업을 포함해 공공기관과 연루된 이권 카르텔 의혹을 불식시켜 나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고, 하나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제도개선과 예방시스템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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