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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복합 사지 마세요" 글 올라오자…온라인 갑론을박 [붇 이슈]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3.07.27 13:38
[땅집고]수도권 일대의 주상복합단지. 지상 2층 밑으로는 상업시설과 대형할인마트, 주차장으로, 지상 3층 위로는 500여 가구 주거동이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조선DB


[땅집고] “자기 집과 사랑에 빠져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주상복합 사지 마세요. 1주택자라면 아파트로 시작해서 아파트로 시마이(마무리)하십시오.”

최근 국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에 올라온 ‘주상복합 사지 마세요’라는 게시글이 연일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 글은 지난 21일 올라온 뒤 27일 현재 조회수만 1만2000회, 댓글 107개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필명 ‘우리는 지금 어디쯤’은 “물론 핵심지인 서울 강남ㆍ서초 용산 역세권에 있거나, 서울 중상급 이상 지역에 있고 교통요충지ㆍ백화점ㆍ영화관 등 인프라를 낀 주상복합은 인정한다”면서도 “같은 체급 아파트와 비교하면 (낮은 대지 지분으로 인한) 투자 리스크가 존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상복합 사는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며 “취할 것은 취하고, 제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틀린 이유를 적어달라”고 했다.

글이 올라온 뒤 게시글 댓글창에서는 연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주상복합을 옹호하는 이들은 “앞으로 재건축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지지분이 의미 없다”며 “용적률 꽉 채운 동일 조건에서는 주상복합 리모델링이 훨씬 수월하고, 살기에도 지하철 가깝고 층간소음 없는 주상복합이 더 좋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주상복합을 누가 대지지분 보고 사냐. 좋은 입지, 인프라 보고 산다”며 “용적률도 땅의 가치 생각하면 그렇게 단점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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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본문>
주상복합 사지 마세요. ​이 말은 논란의 여지가 많은 말이겠죠.​ 아마 주상복합 사는 분들은 제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 나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감정에 이끌리기에 앞서 제가 말하는 바의 의도를 판단해 주세요. 취할 것은 취하고, 제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틀린 이유를 적어주시면 됩니다. ​

자기 집과 사랑에 빠져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주상복합 사지 마세요. 물론 서울 핵심지인 강남ㆍ서초ㆍ용산역세권이나 서울 중상급 이상 지역에 교통요충지+백화점+영화관 인프라를 모두 낀 주상복합은 인정합니다. ​다만 같은 체급의 아파트에 비해 실거주는 몰라도 투자가치에 대한 리스크는 존재합니다. ​생각나는 단지들이 몇 있지만,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 ​ ​

일단 주상복합의 가장 큰 리스크는 바로 ‘대지지분’입니다. ​반대로 주상복합 장점의 핵심은 다음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입지적 우수함, 낮은 대지지분을 상쇄하는 높은 상품성, 주변 인프라입니다. 아파트가 가지지 못한 장점을 주상복합이 가지는 부분도 있고, 주상복합의 단점이 아파트가 가진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

투자적인 부분에 있어 주상복합을 정말 피해야 되는 이유는 역시도 낮은 대지지분입니다. 사실 우리가 아파트를 살 때는 건물과 땅 이 두 가지를 사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아파트라는 건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 사실 본질이자 핵심은 건물, 껍데기가 아닌 땅, 대지지분입니다. ​
왜 여의도에 있는 40년 넘은 다 썩은 아파트가 몇십억씩 할까요? 왜 압구정에 있는 현대아파트들이 반포에 들어선 최신축 하이엔드 아파트보다 더 비쌀까요? ​왜 늙은 청량리 미주아파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용적률이 200% 이상으로 높은데도 재건축 실현 가능성 범위 내에 있는 것일까요. ​

그것은 바로 땅의 가치 때문입니다. 제가 언급한 아파트들은 그 아파트가 품고 있는 여의도라는 땅, 압구정이라는 땅 그 자체에서 나오는 힘으로 가격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또한 대치동, 청량리라는 땅에서 나오는 힘으로 이미 높은 용적률에도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고, 재건축을 확정한 미래라는 것입니다.

결국 땅이 핵심이라는 것이지요. 건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감가가 일어납니다. 반면 서울 땅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끝없이 올라갑니다. ​우리나라가 망하기 전까지요. ​아파트와 주상복합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지지분입니다.​ 보통 아파트는 땅이 넓고 주상복합은 땅이 좁죠. ​이 부족한 땅 크기를 상쇄하기 위해 주상복합은 커뮤니티, 자재, 디자인 등에 힘을 줘서 상품성을 높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우수한 상품성도 건물 감가는 막을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상복합 가격은 아파트보다 둔화해서 오릅니다. 보합 또는 상대적 하락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반면 서울 아파트는 어떤 다른 부동산보다도 안정적으로 오릅니다. 상승여력을 가장 빠르게, 오롯이 받아낼 수 있는 투자수단은 아파트가 으뜸입니다. ​ 아파트가 가진 땅의 위력은 큽니다. 아파트가 가진 땅으로 단지도 짓고, 단지 위에 조경도 짓고, 놀이터도 지을 수 있는 것이지요. ​

단지를 내 집 앞마당처럼 사용하고 외부인 출입을 차단할 수 있는 이유는 아파트를 사면서 아파트를 품고 있는 땅도 같이 사기 때문입니다. ​ 반면 주상복합은 건폐율과 용적률이 높아서 가진 땅의 가치가 적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르는 서울 땅의 수혜를 받기가 힘듭니다.

그것이 바로 주상복합이 투자가치가 낮은 이유입니다. 그리고 주상복합의 전세가율이 높은 이유는 뭘까요? ​투자가치는 별로지만, 실제 거주가치는 좋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주상복합에서 상대적으로 매매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것입니다. ​ ​

제가 말하려는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만일 1주택자를 하게 된다면 아파트로 시작해서 아파트로 시마이(마무리) 치십시오./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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