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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 신용등급 빨간불…'등골브레이커' 저축은행 인수가 결정타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3.07.26 11:40 수정 2023.07.26 17:40

[땅집고]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사거리 한복판. 해외 유명 명품 숍이 즐비한 이 거리에 대로변 한가운데를 차지한 땅이 공사장 펜스에 가려진 채 텅 비었다. 이곳은 지난해 평(3.3㎡)당 분양가 2억원대로 주목받았던 고급 주상복합 ‘루시아청담514 더테라스’ 사업 부지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청담동 '루시아청담514더테라스' 주상복합 사업 부지. /김리영 기자


시행사는 이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1520억원을 브릿지론(초기 사업 대출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결국 부지는 공매에 부쳐졌고 최저입찰액이 1500억원 밑으로 하락했다. 지난 12일 자금난에 허덕이던 시행사가 가까스로 대주단 전원을 설득하면서 브릿지론 연장에 성공했지만, 업계에선 대주단의 자금회수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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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 브릿지론에 참여한 대표 대주단 중에는 최근 연체율이 급등한 증권사도 포함됐다. 특히 후순위로 참여한 뉴엠지블루에 채무보증을 제공한 SK증권의 경우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신용등급에 경고등이 켜졌다.

■ 신평사 3사 일제히 SK증권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평가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SK증권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지난 4일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올 상반기 중 23개 증권사의 신용등급에 대한 정기평가를 완료하며, 증권업의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가운데 개별 회사 중 SK증권의 기업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12월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도 SK증권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3대 신용평가사의 등급 전망이 모두 하락한 셈이다.

[땅집고] 지난 4일 한국기업평가가 SK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면서 SK증권은 3대 신용평가사에서 등급 전망이 일제히 낮게 조정됐다. /한국기업평가


한기평 등을 포함한 신용평가사들은 SK증권이 지난해부터 부동산PF로 인한 우발채무 잔액 증가로 재무 부담이 확대되면서 자본 건전성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SK증권은 자기자본 규모가 1조원 미만인 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은 305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50% 수준이었다.

한기평 관계자는 “대구와 울산지역 사업장 등에서 부동산 PF위험노출액이 증가했는데, 이중 브릿지론 비중이 34%이고, 대부분 변제순위상 지위가 열악한 중후순위가 77%로 질적 위험이 높다”고 했다.

또 “본PF의 경우 중후순위 비중과 함께 비아파트 비중이 높아 건전성 저하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SK증권의 연도별 자기자본 대비 부실대출의 비율은 지난 2019년 0.2%에서 꾸준히 상승해 2022년 3.5%까지 상승했다.

SK증권은 ‘루시아청담514더테라스’ 사업장을 비롯해 대구 내당동 공동주택 건설사업, 하남 강일 오피스텔 건설사업, 해운대 오피스텔 개발 등의 사업장 등의 PF에 참여했다. 대부분이 후순위 대출로 이뤄져 있다.

■ ‘부동산 시너지’ 위해 저축은행 인수 나섰지만…합병하자마자 경기 침체

2021년 SK증권이 부동산PF 대주단 공동 참여 등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며 MS저축은행을 인수한 것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인수 직후 부동산 경기가 급하강하며 자회사의 재무 부담이 모회사에 고스란히 전이되고 있다는 평가다.

MS상호저축은행은 대구·경북 지역에 본점을 비롯해 2개의 영업점을 둔 중소저축은행이다. 지난해 말 모회사 SK증권으로부터 18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했을 정도로 자금난을 겪었는데, 여전히 부실 위험이 높다고 평가된다.

올해 3월 기준 MS상호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5.55%에서 7.78%로 급증했다. 이는 저축은행 평균 연체율 5.1%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중 고정이하여신비율이 5.28%로 높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MS 저축은행 지분 취득은 SK증권의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당분간 부동산 경기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할 때 자회사와 시너지 창출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SK증권 관계자는 “당초 MS상호저축은행 인수에 나설 때부터 유증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유증을 진행한 것”이라며 “자회사의 연체율 등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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