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벌레 잡으려 벽에 구멍 뚫자 도토리 300kg '와르르'…범인은 누구?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07.24 11:50

[땅집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가정집 벽면에서 쏟아져 나온 도토리 317kg./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벽에서 도토리 수천개가 우르르…. 정말 이런 광경은 처음 봤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단독주택에 거주 중인 A씨. 어느 날부터 집안 벽에서 구더기 같은 작은 벌레들이 출몰하기 시작했다. 집 내부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판단한 A씨는 해충 방제 업체에 의뢰해 원인 파악에 나섰다.

A씨의 연락을 받고 출동한 업체 직원 닉 카스트로씨가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이 벌레는 도토리 같은 견과류 안에서 종종 발견되는 밀웜의 일종이었다. 그런데 그가 박멸을 위해 벌레가 기어 나오던 벽면에 작은 구멍을 뚫자마자, 어마어마한 양의 도토리가 구멍으로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나온 도토리가 무려 317kg에 달했다.

[땅집고] 벽에서 쏟아져 나온 도토리 더미에 해충 방제 업체 직원 닉 카스트로씨가 엎드려있다./온라인 커뮤니티


대체 평범한 가정집 벽면에 도토리가 무더기로 저장돼 있던 이유가 뭘까. 조사에 따르면 딱따구리가 집 다락방 쪽 굴뚝을 둘러싸고 있는 나무에 구멍 100여개를 낸 뒤, 그 안쪽으로 겨울에 먹을 식량인 도토리를 빼곡히 저장해 둔 탓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부터 다락방까지 딱따구리가 모은 도토리가 쌓여 20피트(6m) 높이를 이뤘다. 이 도토리를 쓰레기 봉투에 모두 담으니 총 8개나 됐다.

딱따구리는 1초에 부리를 20번 움직여 나무 등 단단한 물체에 구멍을 낼 수 있다. 과거에도 딱따구리가 주요 건물이나 시설에 구멍을 내거나 먹이를 저장해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목조주택 비율이 높은 미국 등에선 이런 딱따구리 공해를 입은 집이 적지 않다.

[땅집고] 빠른 속도로 부리를 움직여 나무를 쪼고 있는 딱따구리. /게티이미지뱅크


1995년 미국 플로리다 남부 케네디 우주센터는 딱따구리 때문에 우주선 발사를 5월에서 7월로 두 달여 미룬 일까지 발생했다. 우주선이 발사를 앞두고 진행한 점검에서 딱따구리가 우주선 연료탱크에 200여개 구멍을 낸 사실이 발견됐던 것. 당시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딱따구리의 천적인 올빼미 모형과 풍선을 우주센터 곳곳에 설치하는 등 조치를 취한 뒤에야 우주선을 발사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2021년 한 공중파 방송을 통해 건물 콘크리트 벽에 딱따구리가 70개에 달하는 구멍을 낸 사연이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은 “딱따구리한테 도토리 다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 “애써 모은 재산을 한순간에 다 날리고 파산한 기분일 것 같아서 안타깝다”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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