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상권 긴급점검']
롯데백화점 폐업 후 직격탄…"비워놓지 말고 뭐라도 좀 해" 울부짖는 구월동 로데오
[땅집고]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1층 상가 곳곳엔 임대문의 현수막이 붙어있다. 한때 인천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고 임대료도 가장 높은 메인 상권이었지만, 지금은 1층 상가 20곳 중 절반이 공실이다. 거리도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고 한적하기만 하다. 인근 직장인들만 점심시간에 음식점을 찾는다. 일대를 둘러보니 식당이나 카페만 남아있고 판매시설 점포가 있던 자리가 대부분 비었다. 인천 대표상권으로 코로나 전에는 1억, 2억 권리금이 붙었었지만 지금은 1층 상가도 권리금이 다 사라졌다.
구월 로데오거리는 인천 지하철 1호선 예술회관역에서 인천터미널역까지 330m 거리에 형성돼 있는 상권이다. 1층 점포는 노른자위 상가로 꼽히지만, 버스 정류장이 있는 대로변 1층 상가도. 스타벅스가 들어선 건물 상가도 절반이 비었다. 건물 윗층으로 올라갈수록 상황은 더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현재는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 렌트프리 점포까지 등장했다. 병원, 의원 업종에 한해 6개월간 월세를 받지 않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건물이 비어 있으면 관리비를 건물주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임대료를 낮춰서라도 임차인을 찾으려고 한다. 상인 박모씨는 "원래는 거의 다 차있었는데 코로나 때 빠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텅텅 비었다"고 했다.
과거보다 임대료가 절반 가까이 떨어졌지만 임차인들은 여전히 임대료 부담이 크다고 말한다. 코로나 전에는 1층 14평 상가 기준으로 보증금 1억원에 임대료는 600만~700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보증금 5000만원, 임대료는 350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코로나 전 임대료가 높았던 시절에는 들어오려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임대료가 크게 낮아졌음에도 세입자를 구하기가 힘들다.
구도심 유동인구는 점차 줄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과거엔 월 600만~700만원 임대료에도 상권 영향력이 유지가 됐는데, 지금은 임대료가 그때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공실이 많다"고 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임대료가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청라, 위례 등에선 공실이 많아도 임대인들이 한번 임대료를 낮추면 다시 올리기 어려워 점포를 비워두고 있다. 구월동 로데오거리는 수십년간 상가를 보유한 주인들이 많아 공실에 따른 관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임대료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상인들은 2019년 2월 롯데백화점이 폐업하면서 상권이 크게 타격을 입었다고 말한다. 이후 상권은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했는데, 2020년 코로나 악재까지 겹치면서 상권 침체가 이어진 것이다. 롯데백화점 건물은 여전히 철거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특히, 옛 백화점 부지 인근 상권의 공실이 심각하다. 시행사가 백화점을 철거하고, 초고층 주상복합단지나 오피스텔로 조성하는 안이 나오고 있으나 이 역시 지지부진하다. 이 부지는 지하철 역에서 가까운 입지로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 상가가 추가로 공급될 경우 로데오거리 기존 상권은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상인 전모씨는 "롯데백화점이 떠나고 상권이 크게 타격을 입었다"며 "방치된 건물을 어떻게든 활용하는 게 모든 상인들의 바람이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땅집고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상권 긴급점검' 영상을 바탕으로 재작성 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