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10분 거리 폭우 땐 3시간, 출퇴근 땐 2시간…'교통지옥' 경기 광주 [교통지옥]

뉴스 전현희 기자
입력 2023.07.21 07:53

교통지옥① 광주 신현동

땅집고가 출퇴근 시간대에 만성적인 교통정체가 발생하는 도로, 극심한 혼잡이 빚어지는 전철 등 교통지옥의 현장을 찾아갑니다. 엉터리 도시계획과 난개발, 뒷북 무능 행정이 만들어 낸 '교통지옥'에서 시민들이 느끼는 고통을 전하고 대안을 모색합니다. 관련 제보및 독자투고(imhee@chosun.com)를 받습니다.

[땅집고] “지난주 폭우가 쏟아졌을 때는 단지에서 1.5km 거리를 차로 이동하는 데 3시간이 걸렸습니다.”(경기 광주시 신현동 모닝사이드 1차 아파트 입주민 A씨)

[땅집고] 경기 광주시 신현동 사거리 일대. 교통체증으로 차량이 이동하지 못하는 모습니다. /전현희 기자


지난 19일 오후 7시 경기 광주시 신현동 사거리. 퇴근 차량이 꼼짝도 못 하고 도로 한복판에 서 있어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차로로 진입하려는 차들의 경적소리가 5분에 한 번씩 울렸다. 버스에 탄 승객들은 사거리에 자리 잡은 정류장에 채 도착하기도 전에 하차했다. 이날 교통 정체는 오후 8시까지 이어졌다.

경기 광주시 신현동 주민들이 10여년째 교통난에 시달리고 있다. 신현동은 지리적으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접하고 있어 강남·판교 등지에 직장을 둔 시민들의 배후 주거지로 꼽힌다. 하지만 철도교통이 없는 데다 도로교통도 열악해 이 일대 주민들은 매일 출퇴근 시간 전쟁을 치르고 있다. 주민들은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8호선 연장 노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추진 계획이 지연되면서 당분간 출퇴근 지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광주시 신현동은 분당신도시와 인접한 지역이어서 주택개발이 급증, 인구가 급증했다. 신현동 인구는 지난달 기준 3만6655명으로 지난 10년간 2배 늘었다. 신현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지난 부동산 상승장에서 집값이 크게 올라 분당·판교 일대 직장을 둔 사람들이 비교적 주택가격이 저렴한 광주시로 이동했다”고 했다.

■ 대중교통 미비로 출퇴근, 등하교 차량 쏟아져

문제는 신현동 일대가 특별한 도시계획 없이 난개발되면서 출퇴근 시간 만성적인 교통 체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지역 주민들이 고속도로 정체를 피해 57번 판교 나들목~광주시 능평교차로 구간을 지나면서 이 일대 교통체증이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 국지도 57번 지방도로는 하루 교통량이 7만4000여대에 이른다.

[땅집고] 신현동에서 분당으로 이동할 수 있는 도로가 57번 지방도로 뿐이다. /네이버 지도


출퇴근 시간에는 설상가상으로 등하교 차량까지 더해져 아침 시간에는 3~4km 정도 거리를 40~50분 정도 걸려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광주시 신현동에는 분당으로 등하교하는 학령인구가 많고 신현동 내 초·중학교도 성남시 분당구와 광주시 접경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신현동 주민 B씨는 “성남시 접경지역에서 2km 정도 떨어진 신현동 동부에는 학교가 없어 걸어서 통학하기에는 어려워 학부모들이 차량으로 등하교를 시켜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버스전용차로도 따로 없어서 대중교통도 똑같이 막힌다”고 했다.

실제 교통 편의성에 따라 집값도 차이가 난다. 신현동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이편한세상오포3차’로 이 단지 79㎡는 지난달 6억5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초·중학교를 끼고 있으며 신현동에서 교통 혼잡 구간을 벗어난 곳에 있다. 성남시 진입구간에서 2.5km 안쪽에 있는 ‘e편한세상테라스오포3차’는 같은 주택형이 지난 5일 4억5000만원에 거래돼 이편한세상오포3차보다 1억5500만원 저렴하다.

[땅집고] 8호선 오포~판교 연장선을 교통대책으로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붙어있다. /전현희 기자


■ 인구 증가 고려하지 않은 교통계획

신현동 주민들은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하철 8호선을 성남시 모란역에서 판교를 지나 오포까지 연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8호선 판교~오포 연장선이 놓이면 국지도 57호선을 따라 분당구 백현동, 서현 1·2동, 분당동과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능평리를 지난다.

하지만 판교~오포 구간에 앞서 연장돼야 하는 모란~판교 구간 연장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지면서 판교~오포 구간 연장 계획도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성남시가 모란~판교 구간 8호선 연장선의 경제성(B/C)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자진 철회했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내년 6월 다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다는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당초 개통(2030년 예정) 계획보다 적어도 1~2년 정도 지연될 전망이다. 신현동 주민 C씨는 “광주시 시장, 시의원, 도의원 등 선거에 출마하는 정치인마다 교통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몇 년째 말뿐”이라며 “광주시에서 신현동은 버린 자식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관련기사 ☞"다 계획이있구나" 성남시, 8호선 판교연장선 예타 전면 철회한 까닭

광주시는 내년 8호선 연장선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 시기에 맞춰 모란에서 오포로 한 번에 연결하는 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오창준 국민의힘 경기도의원은 “기재부는 현행법에 따라 사업성 평가를 할 때 향후 인구 증가 예상치는 고려하지 않고 이미 건설 승인이 난 건에 따른 인구증가량만 사업성 평가를 한다”며 “성남시와 논의해 신현동의 신현3· 4지구에 2500여 가구의 아파트 개발사업이 진행됐을 때에 맞춰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 시점을 조정하거나 현행법을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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