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여의도 재건축 1호’ 서울 영등포구 한양아파트 시공사 선정 입찰이 돌연 중단되면서 본격화하던 수주 경쟁이 한풀 꺾인 모양새다.

이번 한양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 의사를 밝힌 시공사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맞붙는 건 지난해 11월 한남2구역 재개발 수주전 이후 약 1년 만이다. 다만 현장설명회를 하루 앞둔 지난 4일 돌연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가 취소되면서 양사 모두 공고 재개만을 기다리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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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가 취소된 배경으로는 공고 내용 중 입찰 참가 자격과 관련해 논란의 소지가 되는 문구가 포함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공고에는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에 관한 사항’을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 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을 약속하여 처벌을 받았거나, 소송 등이 진행 중이거나. 입찰 또는 선정이 무효 또는 취소된 자’라고 적시됐는데, 여기서 ‘소송 등이 진행 중이거나’라는 문구가 특정 건설사에 특혜가 될 수 있어 공고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입찰 공고에 ‘소송 등이 진행 중이거나’라는 문구가 포함된 이상 현대건설의 입찰 자격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한양아파트 사업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은 입찰공고 내용을 수정해 다시 입찰을 공고할 계획이다. 과거에도 KB부동산신탁은 일부 사업장에서 ‘가처분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명시하면서 부정당업자에 대한 입찰자격을 제한했다.

입찰 공고 취소와 관련해 한양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특정 회사에 특혜를 주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시공사끼리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백지에서 제안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곧 신탁사에서 공고 내용을 수정해 입찰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각각 최고급 브랜드인 ‘디에이치’와 ‘오티에르’를 내세우면서 입찰 공고가 다시 발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입찰 공고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상황”이라면서 “수주 의지는 확실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입찰 공고가 갑자기 취소돼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양아파트는 여의도 16개 재건축 예정 단지 중 사업 추진이 가장 빨라 ‘재건축 1호’라는 상징성이 큰 사업지다. 시공사 입장에서 한양아파트 사업을 따게 되면 앞으로 줄줄이 쏟아지는 여의도 재건축 주요 사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돼 의미가 크다. 한양아파트는 선정 기준 정비를 마치고 이르면 3분기 안에 다시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최장수’ 아파트 중 하나로 1975년에 준공한 한양아파트는 기존 588가구를 허물고 지상 최고 56층, 4개 동 총 956가구로 짓는다. 작년 8월 KB 부동산 신탁을 사업 시행자로 선정하고 올해 1월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 신탁사가 조합 역할을 맡으면서 별도 조합 설립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한양아파트 재건축 개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거래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양아파트 109㎡(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지난 5월 19억1000만원에 거래되고 나서 한 달 뒤인 지난달 8000만원이 오른 19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149㎡는 지난 4월 21억원에 거래된 후, 두 달이 지난 지난달 3억원이 뛴 24억원에 팔렸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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