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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 반포·방배 '로또분양' 노리고 존버해라? 무책임한 말" [붇 이슈]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07.20 07:43

/조선DB


[땅집고] “용산, 반포, 방배…. 앞으로 로또 분양 많으니 무주택자는 ‘존버’만 하면 된다고요? 이건 너무 무책임한 말입니다.”

이달 17일 국내 최대 규모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스터디’에 올라온 ‘로또 분양을 기다리는 무주택자분들께 드리는 객관적 조언’라는 제목의 게시글에 몰리는 관심이 뜨겁다. 올해 하반기 서울 용산·반포·방배 등 핵심 입지에서 새 아파트 분양이 쏟아지면서 청약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어 ‘자금력을 갖춘 무주택자는 무작정 기다리다가 당첨만 노리면 된다’는 조언이 공식인 양 퍼지고 있는 가운데, 글쓴이 A씨가 이런 태도로 청약에 임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날카로운 조언을 건넨 것. 게시글이 현재 조회수 1만6000회를 기록할 정도로 네티즌 공감을 끌어모으고 있는 분위기다.

A씨는 앞으로 서울 핵심지에서 새 아파트 분양이 쏟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약 없이 당첨만을 기다리기보다는 본인이 당첨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금까지 당첨 커트라인을 보면 서울에선 200가구 미만 소규모 단지는 청약 가점이 최소 70점대는 되어야 하고, 일반분양 물량이 제법 되는 대단지의 경우라면 가점이 60점 중후반대라야 당첨을 노려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영향으로 날이 갈수록 치솟는 분양가도 문제로 꼽힌다. 시세 수준의 높은 분양가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보다는 급매로 나온 입주권·분양권이나 기존 아파트 매물을 매수하는 것이 오히려 더 저렴한 내 집 마련 방법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로또와 다름없는 청약 당첨만을 꿈꾸며 무주택·무자산 상태로 무작정 기다렸다가 낭패 보지 말고, 청약 제도상 주택 수에 잡히지 않는 선에서 보유한 자본을 최대한 활용해 자산을 불려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얘기다.

[땅집고] 수도권에 공급한 한 아파트 단지 견본주택이 방문객들로 가득 차있다. /조선DB


<이하 본문>

용산 준로또(로또는 아니고) 분양도 발표가 되고 하니, 앞으로 로또 분양이 많다는 이유로 자금되는 무주택자는 존버하다가 당첨되면 다 끝이니 이것만 노리라는 무책임한 글이 좀 보이더군요. 그 부분에 대한 제 생각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말씀드려 봅니다.

​앞으로 로또 분양이 많은 것은 맞습니다. 청담, 방배, 반포 등등. 분양가 상한제 덕이죠. 여긴 준로또도 아니고 로또급들이 줄 서 있는 거 맞습니다. ​그런데 당첨이 되느냐가 문제입니다. 당연히도요. 자금은 된다는 가정을 하더라도요.

핵심은 일단 가점입니다. 고가점이면 다른 주택매수 접고 이거 기다리시고 하나 당첨되면 그동안 무주택이었던 불편함, 포모 다 접고 성공적으로 고오급 내 집 마련을 싸게 하게 됩니다. 하지만 ‘고가점’의 기준을 높게 잡아야합니다. 그냥 고가점이면 안 되고 초고가점이어야 합니다. 중도금대출이 안되던 시기에는 자금만 있으면 물량 많은 단지는 초고가점까진 아니어도 당첨될 수도 있었는데, 이제 강남권에 중도금 대출을 50%나 해주기 때문에 엄청나게 몰릴 겁니다. 60점초반으로는 어렵다고 보시는 것이 맞고 60점대 중반이면 물량이 많은 아주 일부 단지에만 기회가 올 겁니다. 그나마도 장담 못 합니다.

물량이 많은 편이었던 휘경 자이 가점 최저컷이 84타입은 67점, 69점 이었습니다. 분양물량이 200세대가 안되었던 영등포 디그니티 자이 가점컷은 63점입니다. 아시다시피 둘 다 아직 부동산 시장이 반등을 명확히 하기 전 분양이었습니다. 이번 청량리는 안전마진이 앞 두 단지보다 낮다고 평가를 받고 59타입밖에 없는데도 가점컷은 더 높을 겁니다. 저는 이들 단지를 안전마진 1억, 1.5억 정도라고 평가했었고 대체적으로는 그보다 보수적으로 평가받던 단지들이었습니다. 게다가 영등포, 휘경 등이 분양할 때는 시장도 지금보다 아직 안 좋을 때였죠. 그럴 때도 가점컷이 저정도였습니다. 시장이 더 좋아진 상태인데 안전마진이 5억, 7억, 10억 이렇게 평가되는 청담, 반포, 방배 분양의 가점컷은 어떨까요?

무슨 청담 르엘같이 분양규모가 작은 건 69점 아래는 그냥 접으셔야 할 것이고, 70점 대여야 할 것 같습니다. 대출이 안 될때도 원베일리 가점컷이 59 타워형이 69점이고 그 외에는 다 73점 이상이었습니다. 그나마 노릴 만한 건 방배5등 분양이 좀 많은 단지들인데, 그나마도 60점대 중반만 타입에 따라서 될동말동합니다. 게다가 9억 이상 단지에도 특공이 부활해서, 일반분양은 훅 줄어들었습니다.

​추첨? 훗…. 로또 당첨되길 빌면서 내 집 마련 플랜을 세우실 겁니까? 경쟁률이 얼마나 될 것 같으신가요. 다 수백대 일 이겠죠. 정리하면, 가점이 60점도 안 되면 가점으로 분상제 로또 분양 당첨되길 바라는 건 무리고, 65점정도면 그나마 물량 많은 곳들 중에 머리를 잘 쓰고 눈치를 잘 봐서 사사삭 비인기 타입에 당첨될 순 있지만 안될 수도 있다는 것이고, 추첨제는 확률이 0.x%이니 기대하지 말라는 겁니다.

​무작정 로또 청약 당첨을 기대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플랜을 짜야 합니다. 가점은 가족수별 만점까지는 매년 늘어날 수 있으니 최대한 끌어모을 수 있긴 한데, 65점으로도 로또 단지들은 당첨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이걸 기다리면서 여기에만 올인 베팅을 할지 아니면 그 전에 내 집 마련을 할지, 혹은 로또분양이 아니더라도 적당히 분양가 상한제 아닌 곳에 청약해서 당첨을 노릴지 고민을 잘하셔야합니다.

예를 들면 행당7구역 공덕1구역 이런 곳들 입지가치 상당히 좋은데 로또는커녕 주변시세대로 나오겠죠. 그거 할지 강남3구 용산 로또 청역 기다릴지 잘 결정해야 하는데 본인의 상황을 냉정히 잘 보셔야 한다는 겁니다. 행7, 공1이라고 해서 당첨이 쉬운 것도 아닙니다만. 거기에 더해서 주변시세대로 청약해서 당첨될 바엔 그냥 입주권, 분양권, 신축, 재개발, 재건축 등등의 매수와도 비교해야 할 것이구요.

로또 청약에 걸어보겠다 싶으시면 그냥 무주택 무자산으로 마냥 기다렸다가 다 떨어지고 나면 인생 현타가 올 수 있으니 청약 주택수에 잡히지 않는 선에서 부동산 자산을 확보하든, 내가 주식 잘한다 싶으면 안정적인 주식투자를 하든 뭐든 가진 자본으로 스노우볼링을 해야 합니다. 가점은 늘어나는 것이니 청약은 로또 청약을 노리면서 내가 가진 자산은 다른 방법으로 불릴 수 있다면 그 조합도 좋은 것이겠죠
. ​
그런데 여기에도 리스크가 있습니다. 가점을 열심히 모았는데 분양가 상한제가 해제되는 순간 내 가점은 가치가 반의 반 토막이 납니다. 로또 청약만 기다렸는데 로또 청약이 없어지는 것이죠. 이것도 대비하셔야 합니다.

무주택에 로또 청약을 노리겠다고 하시는 분들 중에 다른 자산 스노우볼링을 잘하면서 투트랙 플랜을 계획적으로 잘짜시는 분이 많지 않습니다. 무주택일 때 집값이 올라갈 리스크를 헷지하는 분도 많지 않구요. 사실 무주택으로 로또 청약을 기다리실 거면 정신을 바짝 차리셔야 합니다.

다 떨어지고 나이만 먹고 애들은 커지고 전월세 이사만 다니다가 나중에 현타 오면 답이 없습니다. 집값은 너무 높다고 생각되고, 폭락할까 봐 걱정되고, 그런데 로또분양 기회들이 있다고 하니 그것에 걸어보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당첨이 가능한 사람인지에 대한 세부 판단 정도는 해야죠. 본인 나름의 플랜이 있더라도 그 플랜대로 안될 경우도 대비하셔야죠.

60점이 안 되어도 좋은 분양에 당첨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은 추가적으로 집값이 폭락하는 케이스입니다. 그러면 당첨컷이 낮아질 수도 있죠. 그런데 그 시기가 오면 마음이 부정적인 마음으로 가득 차서 또 청약을 못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둔촌 경쟁률이 그렇게 낮았던 것처럼요.
​​
본인이 내 집 마련을 할 생각이 없거나 집값이 더 떨어질 거 같아서 살 생각이 없는데, 그래도 로또분양에는 당첨되면 꿀이지~ 라는 생각이면 당연히 그냥 당첨 확률 생각 안 하고 기다렸다가 로또분양 나오면 넣고 안됨 말고~를 반복해도 되는데, 내 집 마련을 하겠다는 생각이라면 본인 상황에 대한 냉정한 판단과 그에 맞는 플랜 없이 접근했다간 소중한 시간과 기회비용만 날릴 수 있습니다. 특공 자격, 특공 가능성도 각 특공별로 잘 분석해서 기회 노려보시기 바라구요. 특공도 로또 분양은 경쟁이 치열할 겁니다만.

​그럼 당첨 가능성이 높으신 분들 꼭 좋은 청약에 당첨되시길 바라며, 당첨 가능성이 높지 않으신 분들은 본인 상황 잘 판단해서 어떤 식으로 플랜을 짜면서 어떤 청약을 목표로 도전할지, 혹은 포기할지 잘 플랜을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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