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외벽이 붕괴하는 사고가 터졌던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를 해체하는 공사에 착수했다고 14일 밝혔다. 붕괴 사고가 발생한지 549일만이다.

지난해 1월 ‘광주 화정 아이파크’에선 201동 39층 바닥층부터 23층 천장까지 아파트 내외부 구조물이 붕괴한 사고가 터졌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건설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휴지조각 아파트’라는 비난이 거세지자 HDC현대산업개발이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총 2000억원을 들여 전면 재시공하겠다는 초유의 결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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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해체 작업은 철거 사전 작업이 마무리된 101동 옥상층 바닥부터 시작했다. 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 철거 공사 의뢰를 받은 은하수산업 작업자들이 소형 굴삭기를 이용해 슬라브를 해체하고, 비산 먼지를 저감하기 위해 곳곳에 물을 뿌리면서 작업을 진행했다.

당초 HDC현대산업개발은 총 8개동에 대한 해체 작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01동의 3개층을 우선 해체하면서 공법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이날 101동을 시작으로 203동·103동·201동·202동·104동·204동·102동 순으로 해제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해체는 아파트 최고층부터 시작해 맨 아래층까지 한 층씩 구조물을 잘라내는 공법을 적용한다.
기둥 등 단단한 구조물은 공업용 다이아몬드 재질의 줄톱으로 잘라내고, 이 밖에 작은 구조물은 굴삭기로 압축·분쇄해 1층으로 운반한다.

한쪽 벽면이 무너져 낙하물 추락 등 피해가 우려되는 201동에는 28층까지 시스템 비계를 설치했다. 아파트 네 개 면을 둘러싼 직사각형 모양의 시스템 비계는 201동 모든 층에 설치되는 구조물로 소음, 분진, 낙하물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나머지 7개 동에는 작업 진행층을 포함해 3개층에 설치한 가설물로 관련 피해를 줄일 계획이다.

1개층을 철거하는 데 15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8개동을 모두 해체하는 작업은 2025년 5월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편 ‘광주 화정 아이파크’ 철거 범위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과 입주예정자 측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철거 시작에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이 해체 계획 설명회를 열고 철거 대상을 기존 ‘전면’에서 ‘8개 동 지상 주거 부분’으로 축소하면서다.

예비입주자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전면 철거를 약속했는데도 주거시설이 있는 층에 대해서만 해체 작업하고, 상가·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서는 1~3층은 해제 범위에 포함하는 것은 기만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승엽 화정아이파크 예비입주자협의회 대표는 언론에 “HDC현대산업개발이 전 국민 앞에서 ‘8개 동을 전부 철거한다’고 밝혔는데도, 인허가를 다 받은 상태에서 반쪽만 철거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주거층만 철거해서 공사비를 아끼려는 꼼수”라고 전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해체 공사와 재시공을 통해 ‘화정 아이파크’를 안전하고 살기 좋은 보금자리로 만들겠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해 해체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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