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강북 노른자 땅이라 불리는 용산 유엔사부지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용산 시대를 알리는 서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10월 오피스텔부터 분양에 나선다.
단지 명은 ‘더 파크사이드 서울’. 올해 2월 착공에 들어가 2027년 1월 준공 예정이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각각 맡아 아파트 420가구와 오피스텔 723실, 호텔·판매시설 등 복합시설을 개발한다. 세계 10대 럭셔리 호텔로 손꼽히는 로즈우드호텔도 유엔사 부지에 들어선다. 총 사업비만 13조8232억원에 달하는 사업이다.
일레븐건설은 오피스텔을 먼저 분양하고,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임대 후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나인원 한남 등도 임대 후분양 전략을 세웠었다. 더파크사이드 서울은 전용 면적별로 ▲56㎡ ▲59㎡ ▲63㎡ ▲77㎡ ▲96㎡ 등으로 구성된다. 중소형 평형 위주다. 그럼에도 오피스텔 분양가는 상상초월이다. 36억~67억원선으로 검토되고 있다. 계약면적 기준 평당 1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격대로 나오면 지금까지 분양한 오피스텔 중 면적당 최고가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한남대교 북단 한남동이 한남더힐·나인원한남이 들어서면서 신흥 주거지로 발돋움한 것처럼 반포대교 북단 녹사평대로 일대도 유엔사부지 개발을 시작으로 고급 주거시설이 들어설 태세다. 인근 수송사부지와 크라운호텔에도 고급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약 90만평의 용산 공원이 인접해 있어, 한남동과 강남 일대 타깃이 되는 소비층들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원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나인원이나 한남더힐에 거주하는 고소득자들도 이쪽으로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다”며 “한남대교 북단에서 용산공원이 가까운 반포대교 북단 쪽으로 오려는 수요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부동산이 경기침체, PF자금경색 등 악재가 있었지만 유엔사부지 복합개발사업은 본PF 전환에 성공해 이목을 끌었다. 유엔사부지 복합개발사업’ 금융주관사인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21일 유엔사부지 복합개발사업장인 ‘더 파크사이드 서울’이 지난 20일 브릿지론 만기가 도래해 이날 총 1조3000억원 규모 PF 대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과거 유엔사령부가 위치하던 유엔사부지는 서울시 내 최고 금싸라기 땅으로 꼽힌다.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남쪽으로 용산공원을 옆에 낀 4만4935㎡ 규모 대지다. 시행사 일레븐건설은 이 땅을 2017년 1조552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일레븐건설은 당초 예정가 8031억보다 2000억원 많은 금액을 제시했다.
1조원이란 상징적인 금액을 훌쩍 넘어선 땅값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기도 했다. 당시 일레븐건설의 목표는 비싼 땅을 비싸게 산 뒤 비싸게 집을 지어 팔자는 전략이었다. 용인에서 아파트 개발 사업을 성공한 엄석오 일레븐건설 회장이 엄청난 이자 비용 부담에도 기념비적인 작품을 남기기를 원해 뛰어든 사업이 바로 유엔사부지 개발 사업이다.
다만 향후 분양 흥행까지 이어질 지는 의문이다. 특히 하반기에 예정된 오피스텔 분양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 외에 공동주택, 아파트 역시 하이엔드 계층을 겨냥한 주거시설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아파트의 경우, 오피스텔에 비해 면적이 훨씬 넓기 때문에 이에 비례해 분양가도 높게 책정될 수 밖에 없다. 가구당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분양가가 책정될 전망이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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