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600억원 규모 악성채권으로 이달 중 타 새마을금고와 인수합병을 앞둔 경기 남양주시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에 직면했다. 인수합병 소식을 접한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사흘 새 100억원이 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6일)까지도 고객이 몰리면서 중앙회에서도 정확한 인출 규모를 파악하지 못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고객들이 찾아와 내부 직원들도 힘들어하고 있다”며 “며칠 사이 남양주동부금고 지점에 동요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아직 정확한 인출 규모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동부금고는 1976년 신촌마을금고로 설립된 뒤 1983년 평내새마을금고 법인이 설립됐다. 2022년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로 명칭 변경을 했다. 지난해 경영실태평가에선 5등급 중 안전한 2등급으로 우량금고에 속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새마을금고중앙회 자체 감사에서 6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대출 중 회수 불가능한 악성채권이 130억원 규모로 드러났다.

감사를 벌인 3월 당시에도 남양주동부금고는 한 차례 인출 사태가 벌어졌는데, 인수합병 결정이 이뤄지고 지난달 새마을금고 전체 연체율이 치솟자 2차 뱅크런 사태가 잇따른 것이다.

동부금고 대출 담당자 등이 규정을 어기고 과도하게 대출을 내준 것이 문제로 드러났다. 부실 대출의 담보 가치는 200억원으로 평가됐다. 중앙회는 일반 토지 및 건물 담보대출에 대한 여신 평가 담당자의 감정평가 부실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담당자들이 지난주 형사고발 조치됐다. 화도금고는 동부금고를 인수·합병하면 총자산이 약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부금고의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159억원이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 사건을 계기로 전 지점을 대상으로 감사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진다.

감사가 진행된 두달간 새마을금고의 자산 건전성은 크게 악화했다. 지난달 새마을금고 전지점의 평균 연체율이 지난해 3%대에서 올해 2분기 기준 6%대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행정안전부가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새마을금고 연체율 감축 특별대책에 따르면 2021년말 1.93%였던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작년 말 3.59%로 높아졌고, 지난달 21일에는 6.4%까지 상승했다. 다만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5.41%로 21일 대비 0.99%포인트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자금이탈 조짐이 확산하자 정부는 6일 새마을금고 예수금 동향을 밀착 관리하기 위한 관계기관 합동 ‘범정부 대응단’을 꾸려 운영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새마을금고에서 예적금을 해지한 고객을 대상으로 재예치 때 비과세 혜택을 주고 기존 약정을 복원해주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통상 예적금을 중도해지하면 기존 약정 조건과 혜택 등은 사라진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은 6일 “지난 2011년에도 2주 내 예·적금 재예치 시 (혜택을) 원복한 사례가 있는데 이를 참조해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고객이 요구하면 언제든지 예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현재 금고 예적금 대비 30%인 약 77조3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일부 금고가 혹시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새마을금고는 계약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합병을 하기 때문에 5000만원 이하 또는 그 이상의 자금을 맡긴 고객도 안심해도 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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