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원자잿값 폭등에 빠듯한 공기…"20년, 21년 지어진 아파트 걸러라?"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3.07.05 12:01 수정 2023.07.05 16:15
[땅집고]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이 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특별점검 및 위원회 조사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땅집고] 정부가 5일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원인이 설계와 시공, 감리 등 총체적 부실의 결과라고 지목하면서 GS건설 건설현장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예고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GS건설만의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폭등하면서 다른 공사 현장에서도 광범위하게 철근 누락 등 부실공사가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는 4월 29일 인천 검단신도시 AA13-2블록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발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하고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현장이다. 당시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지하주차장 1~2층 상부 구조물 총 970㎡가 파손됐다.

☞관련기사: 설계·감리·시공 모두 구멍…GS건설 '주차장 붕괴'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

[땅집고]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철근 등 자재값이 폭등하던 2020년~2021년 당시 아파트의 안정성이 의심된다고 발언해 큰 관심을 받았다. /블라인드


최근 직장인 플랫폼 ‘블라인드’에서는 건설업계 종사자였다고 밝힌 이 네티즌이 “철근 등 자잿값이 폭등하던 2020년~2021년 지어진 아파트는 걸러야 한다”고 주장해 큰 관심을 받았다. 2021년 3월 철근 가격이 두 달 사이 40%나 급등해 일부 현장 공정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공기 맞추기에 급급한 건설사들이 철근이 부족한 상태로 공사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원자잿값 폭등으로 인한 자재 빼먹기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외국인노동자 수가 급감하고, 작년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후폭풍으로 원자재 대란, 화물연대 파업 등이 순차적으로 일어나 건설 현장이 서다 가다를 반복했다. 공기를 맞추지 못할 경우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하는 시공사들이 공사 퀄리티를 낮추면서도 밀어붙였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달 경기도 이천에 건설 중인 신축 아파트 공사에서도 철근을 적게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평택 고덕에 지어지고 있는 오피스텔도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 의혹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옛날 방식을 고수하면서 누적된 문제들이 사고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기상 씨엠엑스 대표(건축사·건축시공기술사)는 “70층을 짓는데 30년 전 10층짜리 짓던 시공ㆍ감리 기술을 쓰고 있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족한 건설 인력 상황 등을 감안해 일본처럼 감리 등 디지털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일본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2005년 일본에서는 시공비용을 줄이기 위해 건설사들이 철근 사용량을 줄이는 등 ‘내진설계 조작’ 사건이 발생한 것. 1990년대 후반 일본이 디플레이션에 돌입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자 건설사들이 저가 경쟁에 돌입하며 원가 절감 압박이 심해지면서 자재 누락이 발생했다. 당시 많은 아파트에서 내진 설계가 허약한 점이 드러나 국토교통성이 해당 건물 철거를 지시했고, 이후 일본은 내진설계에 대한 법규를 제정해 부실시공이 없도록 전문성을 강화하고 감리 디지털 전환에도 나섰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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