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재벌가 자존심 걸린 강남 '버거전쟁'…"월세 2억" 임대료도 '화끈'

뉴스 서지영 기자
입력 2023.07.05 07:31

[땅집고] 서울 강남대로발 ‘햄버거 3파전’이 본격화한다. 강남역에서 신논현역에 이르는 강남대로변에 제빵 특화 기업인 SPC그룹의 ‘쉐이크쉑’을 비롯해 한화의 유통 계열사인 한화갤러리아의 ‘파이브가이즈’, 치킨업계1위 BHC그룹의 ‘슈퍼두퍼’가 경쟁을 벌인다. 각각 햄버거 프랜차이즈를 들여온 허인수 SPC그룹 부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등 재벌 3세의 자존심 대결로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햄버거 점포의 ‘입지 선정과 임대료’도 화제다. 쉐이크쉑과 파이브가이즈 점포는 월 임대료만 ‘억’ 단위이다.

[땅집고]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신분당선 신논현역까지 이어지는 강남대로에 미국 대형 햄버거 프랜차이즈 대전이 일어났다. 강남역 10번 출구 기준으로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점포 순이다./임금진 기자

■‘쉐이크쉑’ 비 김태희 빌딩으로 이전

강남역 터줏대감은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쉐이크쉑이다. 지하철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에 위치한 이 점포는 국내 첫 쉐이크쉑 매장이다. 2016년에 개업했다. 최근 7년간 맺은 임대차 계약이 만료하면서 맞은편 건물 1층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비·김태희 부부가 소유해 화제를 모은 건물로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초역세권이다.

쉐이크쉑이 매장을 옮기는 이유는 높은 임대료 부담 때문이다. 기존 매장 월 임대료는 1억5000만원. 점포를 옮기면서 월 1억원에 임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임대료 부담을 5000만원 낮췄다. 미국 햄버거 브랜드들이 강남대로에 연이어 오픈하면서 이를 의식해 리뉴얼을 위해 점포이전을 추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남의 한 중개법인 관계자는 “1억 임대료도 높은 수준이지만 유동인구가 더 많은 강남역 쪽으로 더 낮은 임대료에 들어간 것이라 쉐이크쉑 입장에서도 최선의 선택”이라며 “아무래도 파이브가이즈 1호점 오픈으로 인해 접근성이 높은 곳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땅집고] 왼쪽 사진은 쉐이크쉑이 이전할 강남역 10번 출구 앞 삼영빌딩이다. 오른쪽 사진은 현재 신논현역 6번 출구 앞 쉐이크쉑 강남점의 모습이다./네이버지도, SPC 자료 제공


파이브가이즈 강남점은 쉐이크쉑이 입점 예정인 곳에서 160m 떨어져 있다. 도보로 단 2분 거리에 불과할 정도로 가깝다. 파이브가이즈 강남 1호 매장은 전용면적 618㎡로 2개 층으로 구성됐다. 150여개 좌석을 갖췄다. 전세 보증금만 50억원이다. 이 매장은 과거 일본 의류 브랜드 매장이 폐업한 뒤 2년 가까이 공실이었던 자리다. 빌딩 중개업계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으로 파이브가이즈가 입점한 빌딩 1층 전용 96평은 보증금 120억원, 1억 3000만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파이브가이즈가 들어선 2개층 월 임대료는 2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땅집고] 파이브가이즈 강남점 전경./한화갤러리아


파이브가이즈는 매장 규모는 쉐이크쉑보다 2.5배가량 넓다. 그만큼 임대료 부담도 크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에 파이브가이즈의 경쟁상대라고 느끼는 브랜드는 없다”며 “품질과 맛이 완전히 우위에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땅집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존 시세 정도로 임대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슈퍼두퍼 강남점’은 강남대로 신논현역 7번 출구 앞 메디컬타워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11월 입점했다. 지상1~2층, 총 132평 규모다. 빌딩 중개업계에 따르면 2021년 1월 기준으로 이 빌딩 1층 전용 75평은 보증금 1억 5000만원에 월 임대료가 1300만원이다. 업계에서는 1년 사이 임대료가 오르고 슈퍼두퍼 강남점이 이 빌딩 2층까지 사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월 임대료가 5000만원~1억원 내외일 것으로 추정했다. 임대료 측면에서는 파이브가이즈와 쉐이크쉑에 비해서는 훨씬 부담이 적다.

[땅집고] 신논현역 7번 출구 인근에 있는 '슈퍼두퍼 강남점' 전경./BHC 제공


■강남대로 버거 삼파전 입지 우위는 ‘파이브가이즈’
전문가들은 3대 햄버거 프랜차이즈 가운데 입지는 ‘파이브가이즈’가 앞선다고 분석한다. 강남역과 신논현역 중간에 위치해 있고, 대로변 횡단보도가 가까워 맞은편 유동인구까지 쉽게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10번출구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쉐이크쉑, 신논현 역세권 빌딩에 입점한 슈퍼두퍼 순으로 상권 입지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권강수 상가의 신 대표는 “강남대로는 주거와 오피스가 혼재해 있어 기본적으로 상권 입지가 좋다. 다만 임대료가 높은 단점이 있다. 강남역세권에 대로변 횡단보도가 인접한 ‘파이브가이즈’ 점포가 전시효과로 유동인구의 소비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강남에서 1호점을 시작하는 이유는 직장인·학생 등 유동인구 많은 상권 특성에서 비롯됐다. 강남역 일대는 회사·학원·상가 등이 밀집해 있어서 1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자리 잡고 있어서다. 강남은 하루 평균 유동인구만 25만명에 달하며, 다양한 연령대 고객들과의 접점이 가능해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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