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부산 영도구의 한 신축 아파트 현관문에 쇠파이프가 박혀 문조차 열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시공사 측에서 전체 1200여 가운데 210가구인 재개발 조합원 분양 가구의 입주를 막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입주를 시작한 ‘오션라이프 에일린의 뜰’(동삼2 재개발)의 각 주택 현관문에는 시공사인 아이에스동서가 위아래로 쇠파이프를 달아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했다.
이 단지 곳곳에는 울타리마다 “조합원 출입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아파트 출입구에는 검정 옷을 입은 용역 업체 직원들이 오가는 사람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단지는 시공사와 조합원이 총 100억원대에 이르는 추가 공사비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가 쇠파이프로 현관문을 막아놓은 것은 일종의 유치권 행사인 셈이다.
시공사 아이에스동서와 동삼2재개발 조합은 공사비에 대한 협의를 마치지 못한 상태로 추가공사를 시작했다. 공사비 논쟁으로 준공 시기가 지연되면 일반 분양자들까지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는 부산시 건축 심의 결과를 반영한 보강 공사와 조합이 요청한 창호 변경·붙박이장 공사 등을 추가로 진행했다. 이로 인해 공사비가 171억원 증가했고, 조합이 가지고 있는 재원을 제외한 103억원(가구당 약 5000만원)을 개별 조합원이 나눠 부담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조합 측은 추가 공사비 산출 근거가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한 조합 관계자는 “가구당 약 5000만원이나 되는, 말도 안 되는 추가분담금을 요구하며 조합원 세대 입구에 흉물스런 쇠철봉으로 출입문을 봉쇄해 입주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이에스동서 측은 “조합 측과 이미 문서상으로 합의가 된 사항이므로 납부를 약속해야 입주할 수 있다”이라며 “입주기간 내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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