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집값 바닥 찍고 반등? 착시일 뿐… 8월에 2차 폭락 온다"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3.07.03 08:00 수정 2023.07.03 10:33

집값 폭락 족집게 한문도 교수

[땅집고] “각종 부동산 지표가 여전히 ‘하락’을 가리키고 있으며, 8월쯤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하락하는 2차 폭락기가 온다.”

작년 하반기 이후 집값 급락을 정확하게 예측해 화제가 됐던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유튜브 땅집고TV에 ‘봉다방’ 코너에 출연해 “최근 부동산 시장은 일시적 반등인 이른바 ‘데드캣 바운스’여서 재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에서 금리를 내리기가 어렵고, 국내에서는 역전세난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러 대내외적 악재가 겹쳐 더블딥(장기 침체)으로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일각에서 전망하는 ‘V’자형 급반등에 대해서도 무리라고 했다. 역전세난과 미분양 증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등 리스크가 산적해 정부가 선제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땅집고]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땅집고TV에 출연해 "역전세난, 미분양,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시장 불안 요인이 산적해 하반기 집값은 재하락할 것"이라고 했다./김혜주 기자


―서울 등지에서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집값도 반등하고 있다.
“통상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오르면 상승이라고 보는 게 맞다. 다만 이 추세가 지속할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현재 서울 아파트 한 달 거래량이 3000건에 불과하다. 예년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다. 윤석열 정부가 양도소득세 감면,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완화 등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한 지금의 상황은 2009년과 비슷하다. 이명박 정부 당시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아파트 거래량은 9000건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지금은 여전히 3000건에 머무르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 등으로 일시적으로 거래량이 늘어난 것처럼 보일 뿐이다. 7월부터 역전세난이 본격화하면 거래량은 다시 꺾이고 집값도 조정받을 것이다.”

―‘V’자 반등이나 더블딥이 가능한가.
“더블딥 형태로 갈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규제를 다 풀었음에도 거래량이나 집값 반등 힘이 약하다. 지금 부동산 시장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하방압력이 더 세다. 추가 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 지난 2~3년간 2030 영끌이 유행했을 때 집을 사야 할 사람은 거의 다 샀다. 이제는 그 뒤를 받쳐줄 추가 수요가 없다.

그래서 작년에 집값이 최고점 대비 40~50% 하락할 것으로 봤다. 일부 지역은 벌써 이 정도 급락한 곳이 있다. 인천 송도가 대표적이다. 이런 지역은 여력이 있으면 접근해도 괜찮다. 그러나 최고점 대비 10~15% 하락한 곳은 조금 더 기다려도 된다. 무주택자는 공공분양 청약에 도전하고, 민간 분양은 공사비 때문에 말이 많지만 시세와 분양가를 확인하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타이밍이다.”

―올 하반기 또는 내년에 금리 인하 전망이 나온다.
“통상 금리를 내리면 주택시장에선 상승 호재가 맞다. 단 경제가 안정적일 때다. 그러나 지금은 전제가 잘못됐다. 금리를 당장 내리기 어렵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도 두 번 정도 상승 여지를 열어놨다. 금리 인하는 당장 어렵다고 못을 박았다. 미국은 통상 12~18개월 고금리를 유지한다. 미국이 금리를 한 번 더 올리면 한국은행도 따라 올릴 것이다. 개인적으로 한은에서 기준금리를 한번 더 올릴 가능성이 70% 이상이라고 본다. 현재 주요 국가들은 코로나 때 풀어진 유동성으로 부채가 심각해졌다. 부채 긴축은 경기 침체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무역수지 적자 등 변동성이 해결된 게 없다. 이런 상황에 금리를 내리면 유동성이 다시 폭발한다.”

[땅집고] 수도권 한 아파트 건설 현장./뉴스1


―부동산 PF문제는 해소가 안 됐다.
“부실 채무가 있는 현장은 결국 분양이 돼야 PF 문제가 해결된다. 그러나 분양 실적이 저조하니 건설사들이 올해 초 분양을 다 미뤘다. 결국 PF 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럼 채권 부실이 생기고, 유동성 위기가 온다. PF로 인해 증권사, 보험사 등 회사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 부동산 PF 대출 규모 자체가 워낙 커서 리스크가 터질 가능성이 높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우량 현장에 대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즉, ‘우량현장이 아니면 알아서 정리하세요’라고 돌려 말한 것과 같다. 연쇄 도산까지는 아니지만 중소업체 위주로 부실 사업장이 일부 정리될 것이다.”

―지난 정부 때 주택을 규제하면서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생활형 숙박시설이 대유행이었다. 지금 입주시기가 몰리면서 대란 위기가 나오는데.
“지금 전혀 생각하지 못한 그 부분들이 위기다.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현장에서 원래 준공 날짜를 넘기고도 완공을 안 한다. 완공하는 순간 정산에 들어가기 때문에 멈추는 것이다. 분양이 안 돼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사업이 멈춰있다. 하이엔드 오피스텔도 분양이 안 되고 있다. 중소업체가 대출을 많이 낀 사업장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시장에서도 심리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땅집고]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가 인천지법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전세사기로 국내 임대차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해법은 간단하다. 전세 자금 대출을 없애면 된다. 2015년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설립되면서 전세 대출을 시작했다. 2015~2017년 전세 대출 사고가 연간 50억원 이하였다. 그런데 2018년 2200억원으로 급증한다. 이후 3000억원, 6000억원까지 늘었다가 올해 1조원까지 증가했다. 박근혜 정부 때 전세 자금 대출은 가구당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올렸고, 1주택자도 5억원까지 전세 대출을 내줬다. 전세 대출로 집값이 오르면서 사고가 커졌다. 최근 전세사기도 마찬가지다. 시세 1억원짜리 빌라를 업자들이 집값을 3억원으로 만들어 시세 교란을 한다. 감정평가사는 이 집을 2억5000만원으로 잡는다. 그러면 2억원까지 전세 대출이 가능해진다. 1억원짜리 주택을 2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게끔 판을 깔아준 게 국가다. 전세자금대출을 현재 90%에서 70%로만 낮춰도 집값 정상화가 가능하다.”

―주택 통계를 두고도 논란이다.
“부동산 통계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대표적이지 않나. 집값이 50% 올랐는데 14% 올랐다고 하니 국민 질타가 쏟아졌다. 한국 부동산 통계는 오류가 있다. 정성적 요인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주간 통계는 표본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정성적 요인을 바탕으로 통계를 낸다. 현장 조사원이나 공인중개사 입맛대로 통계가 변할 가능성이 있다. 통계는 방향성은 맞지만 수치는 믿을 수 없다. 월간 통계는 그나마 신뢰성이 있다. 주간 통계는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주간 통계를 발표하는 국가는 우리밖에 없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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