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무례한 입주민의 신고로 과태료를 내게 됐으니 이 과태료를 입주민 여러분의 추가 관리비로 부과하겠습니다!” (A 오피스텔 관리인)
지난달 한 오피스텔 관리인이 입주민 게시판에 올린 공고문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오피스텔 관리인은 “주차장 바닥 공사를 하기 위해 장애인 주차장에 방수 재료를 쌓아놓았는데 어느 무례한 입주민의 신고로 인해 과태료를 부과받게 됐다”면서 “과태료는 입주민들의 관리비로 추가 부과할 것이니 앞으로 이런 신고를 하지 마라”는 내용의 공고를 게재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하기 위해서는 장애인 사용 자동차 표지가 필요하다. 또 장애인 자가용이나 장애인 통학용, 장애인 간병 가족, 장애인 시설 차량 등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어기고 차량을 주차할 경우에는 과태료 10만원, 물건 등을 쌓아 주차 방해 시 과태료 50만원, 장애인 자동차표지 부당사용 시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한다. 장애인 주차구역의 금만 밟아도 8만원을 부과한 경우도 있다. 이번 사례처럼 장애인전용 주차구역 내에 방수재를 쌓아놓은 경우 주차를 방해하는 행위로 간주해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렇다면 오피스텔 관리인의 주장처럼 부과받은 과태료를 입주민 관리비에 전가하는 것이 가능할까.
김진구 변호사김진구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해당 사안 자체가 입주자 전체를 위한 주차장 바닥 공사를 하려던 와중에 신고가 접수돼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관리사무소 측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했던 행위라면 입주자에게 관리비 등으로 전가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 사안의 경우 장애인 주차장 외의 장소에 합법적으로 물건을 쌓아둘 수 있었음에도 이를 위반한 행위이기 때문에 위법행위 주체인 관리사무소 직원 또는 시공업체가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즉, 충분히 방지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인데도 이를 위반했기 때문에 위법행위를 벌인 주체인 관리사무소 직원이 과태료를 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는 “그래도 자신이 사는 오피스텔 공사하는 건데 자재 쌓아둔 것을 신고까지 하는 건 너무하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엄연히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에 물건이 방치되도록 한 관리사무소 직원이 잘못한 건데 잘못은 저지른 사람이 책임지는 것이 맞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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