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인천 계양구의 한 재개발 지역 인근에 낡은 건물을 보유한 A씨. 건물은 총 지하1층~3층 연면적이 500평 규모였다. 은퇴 후 이 건물을 수익형 빌딩으로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건물은 전철역에서 멀고,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노후 빌라촌 후미진 곳에 있었다.
어떤 점포를 운영할지 고민한 끝에 인근에 대학교가 있고 아파트가 많은 입지를 고려해 스터디카페를 차려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지하1층은 주차장, 지상 1층엔 세입자를 받고, 2~3층은 공간을 나눠 면적의 3분의2 는 스터디카페, 나머지는 무인으로 개인용 짐보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셀프 스토리지’로 꾸렸다.
그런데, A씨는 건물을 몇 달간 운영한 뒤 깜짝 놀랐다. 수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던 스터디카페나 1층 임차 공간보다 ‘셀프 스토리지’에서 나오는 수익이 훨씬 많았던 것. 1층 월세의 약 4배에 이르는 월 수익을 거뒀다. 스터디카페 알바생 월급을 주고도 남을 정도였다.
최근 좁은 집에 살림살이가 많아 골머리를 앓는 소비자 늘어나면서 도심 속 공유창고인 ‘셀프 스토리지’(self storage)가 주목받고 있다. 공실로 속을 끓이는 건물주에게도 공유창고는 쏠쏠한 수익 모델이 되고 있다. 공유창고 전문가인 성정학 박스풀(Boxful) 대표는 “무인 공유창고 서비스는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건물 내 외진 공간을 활용하면서 인건비는 최대한 줄여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건물주들의 관심이 많다”며 “건물 위치, 고객 수요, 경쟁 점포 매출 등을 꼼꼼히 분석해 창업하면 공실도 해결하고 세입자를 들이는 것보다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했다.
2015년 창업한 성 대표는 개인 대상 공유창고 서비스인 셀프스토리지와 기업 고객의 물품, 온라인 판매용 제품을 보관하고 배송관리까지 해주는 ‘공유창고 풀필먼트’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는 땅집고가 오는 7월4일부터 운영하는 ‘공실 빌딩 살리기 임대차 전략 1기’ 강연에서 ‘공실 건물 위치에 적합한 임대 콘텐츠 찾기 전략’에 대해 강의한다. 그에게 도심 속 텅 빈 상가를 살리는 전략을 물었다.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에 대해 소개해달라.
“셀프스토리지는 일정 기간동안 이용료를 내고 약 0.2평부터 4평 또는 그 이상의 공간에 개인 짐을 보관하는 서비스다. 최근 여행이나 레저·스포츠, 다양한 취미 생활을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부피가 큰 용품을 보관하는 장소를 찾는 분들이 많아졌다. 이사나 인테리어를 할 때 안전하게 짐을 보관할 장소를 찾거나, 계절용 의류 등을 따로 두려는 고객 등 다양한 수요가 있다. 온라인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소규모 업체들이 재고를 일정 기간 보관할 창고를 찾는 경우도 있어서 기업 고객을 위한 배송형 공유창고(풀필먼트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셀프 스토리지’ 업체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셀프스토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포가 스타벅스나 맥도날드 등 외식 프랜차이즈 숫자를 다 합친 것보다 더 많다. ‘공유창고 없이 살 수 없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홍콩이나 대만, 일본 등도 공유창고 서비스 이용률이 높다. 공통점은 소득 대비 주거비가 높다는 것. 1인당 살림살이는 늘어나는데, 짐을 보관하기 위해 집 면적을 넓히기 어렵단 이야기다. 우리나라도 몇 년 전부터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공유창고 수요가 높아졌다. 최근 국내에 공유창고 서비스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난 것도 주거비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 박스풀의 경우도 창업 초반에는 수요가 크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일부 지점은 대기가 발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공유창고 수요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집에 있는 짐을 줄이자는 미니멀리즘이 유행했다. 그런데 데이터를 살펴보면 미니멀리즘이 유행한 시기 사람들은 소비를 더 했다. 사실상 낡은 짐은 처분하고 또 산 것이다. 게다가 1인당 월 소득이 증가하고 여행과 각종 스포츠, 취미 생활이 다양화하면서 가구마다 무작정 버릴 수 없는 물품도 늘었다. 문제는 소득이 늘고, 물건도 늘었지만, 주거비가 더 빠른 속도로 늘었다는 점이다. 집값도, 월세도 빠른 속도로 올라, 늘어난 짐만큼 주택 면적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게 됐단 점이다. 공유창고 서비스를 이용하면 넓은 집으로 이사하는 것보다 돈이 적게 들면서, 중요한 짐을 버리지 않고도 집을 더 넓게 쓸 수 있다. 초반엔 1인가구가 많이 이용할 줄 알았는데, 4인가구도 많이 이용한다. 개인 사업자, 기업에서도 필요로 한다. 잘 되는 공유창고 업체는 지점이 모자랄 정도다.
―외진 곳에 있는 점포도 수익이 잘 나는가.
“공유창고 이용 고객은 점포에 자주 방문하지 않는다. 보안 등에 신뢰만 잘 확보하면 외진 곳에 있어도 운영이 잘 되는 편이다. 다른 무인 가게와 달리 소위 ‘진상’ 고객도 드문 편이다. 외진 곳에 빌딩을 가진 소유주의 관심이 높은 이유다.”
―누구나 다 차리는 가게, 성공하는 점포로 만들려면.
“공유창고는 대세가 됐지만, 모든 지점이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된 전략 없이 운영하다 망하는 점포주도 수두룩하다. 박스풀은 고객이 운영하려는 빌딩의 위치와 주변 상권 분포, 체계화된 수요 분석을 한 번 더 거쳐 매장 운영을 결정한다. 건물주라면 어떤 임대 콘텐츠를 운영하더라도 반드시 사전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수익 분석을 먼저 할 것을 권한다. 수익 분석을 해보고 시작하면 실패하더라도 원인을 빨리 찾을 수 있고, 보완점을 찾아서 재성공할 확률이 높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공실 빌딩 살리기 임대차 전략 1기' 개강>
땅집고가 오는 7월4일부터 공실 문제로 큰 고민에 빠진 기존 건물주 또는 신축 예정인 건축주들을 대상으로 ‘공실 빌딩 살리기 임대차 전략 1기’ 강연을 진행한다. 공실을 예방하는 노하우와 함께 빠르게 변화하는 상업공간의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임대차 계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 교육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공실이 심각한 건물을 소유했거나 상업공간 트랜드에 관심있는 누구나 수강할 수 있다.
강의는 총 6강의로 진행되며 성수동 현장 스터디 1회를 포함해 진행한다. 강사진은 상권 트렌드 및 공간 마케팅, 운영관리 관점에서 상업공간을 기획하고 임대차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들로 꾸렸다.
박진수 쉐어드닷 이사는 젊은층인 MZ세대에게 인기있는 상권 특성을 분석하고 지역 소비 패턴을 분석한 임대차 전략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 박지현 익선다다트렌드랩 대표는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브랜드가 아닌, 소형 브랜드를 활용해 공실을 살리는 전략을 소개한다. 김시온 팀포지티브제로 대표는 성수동 등지의 성공한 상업 건물을 찾아 현장 스터디를 진행하며 상업공간 기획 성공 사례를 알려준다. 그밖에도 성정학 박스풀 대표가 공실 건물 위치에 적합한 임대 콘텐츠 찾기 전략, 홍주석 어반플레이 대표가 공간매니지먼트 전문회사와 협력해 공실을 최소화하는 전략 등을 강의할 예정이다.
강연은 7월 4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 30분에 태성빌딩에 있는 땅집고 아카데미 교육장에서 진행한다. 수강료는 17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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