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다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올리더라도 실제 세 부담은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세표준이 되는 올해 공시가격 자체가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졌고, 종부세 공제 한도가 12억원으로 오르면서 납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땅집고가 부동산 세금 계산서비스 셀리몬에 의뢰해 종부세를 계산한 결과, 기존 60%인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80%로 올리더라도 지난해보다 오히려 세 부담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소유주 단독명의로 100% 지분을 소유하고, 종부세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것으로 가정하고 계산했다.
공정가액비율이 60%에서 80%로 오를 경우, 1주택자 종부세 부담은 공시가격 10억원대 주택을 기준으로 수십만원대 가량 오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84㎡(이하 전용면적) 종부세는 9만7536원 늘어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84㎡는 27만3408원,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84㎡는 82만9920원,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는 291만8544원 각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84㎡와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 종부세액은 변함이 없다. 올해 종부세 공제 기준이 공시가격 12억원까지여서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탓이다.
공정가액비율을 80%까지 올리더라도 지난해와 비교해 종부세 부담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리센츠의 경우 지난해 273만5136원에서 공정가액비율 80% 기준으로 올해는 39만 144원만 내면 된다. 234만원이 줄어든 것이다. 은마도 지난해 348만5088원을 납부했지만 올해는 109만3632원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2주택자부터는 공정가액비율 상승으로 인한 종부세 증가폭이 수백만원대로 뛴다. 용산구 이촌동 ‘한강대우’ 84㎡와 노원구 중계동 ‘중계5단지주공’ 84㎡ 등 2채를 가진 주택 소유자의 경우 공정가액비율 60% 적용 시 359만3356원의 종부세를 낼 예정이었지만, 80%로 오르면 575만1141원을 내야 한다. 215만7785원을 더 납부해야 하는 것이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와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 84㎡를 소유했다면 60% 적용 시 1447만170원을 냈지만, 80%로 오르면 722만3389원이 늘어나 2169만3559원을 내야 한다.
다만 공정가액비율이 오르더라도 지난해와 비교해 두 사례 모두 큰 폭으로 종부세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대우와 중계5단지 주공을 가진 2주택자는 지난해 2080만1535만원을 냈지만, 올해는 575만1141만원을 내면 된다. 래미안퍼스티지와 한가람을 가진 2주택자는 지난해 6565만1767만원을 종부세로 냈지만, 올해는 2169만3559만원을 납부할 예정이다.
3주택자 역시 공정가액비율이 오르면 종부세를 수천만원 가량 더 내야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아크로리버파크 84㎡,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 중계5단지주공 84㎡를 보유한 3주택자의 경우 올해 공정가액비율 60% 적용할 때 2697만5389만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80%를 적용하면 4467만4384만원으로 늘어난다. 공정가액비율이 올라 세액이 1769만8995만원이 늘어났음에도 지난해보다 부담은 적다. 지난해 해당 주택 소유주는 8340만625원을 종부세로 냈다.
전문가도 이번 공정가액비율 인상이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장원 장원세무사 대표 세무사는 “공정가액비율을 올리더라도 지난해보다 공시가격이 이미 많이 떨어져 세 부담이 적을 것”이라면서 “공시가격 12억원 아래인 주택을 소유했다면 어차피 종부세 부과 대상이 아니어서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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