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친구가 남의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며 매일 운동한답니다. 이거 완전 ‘민폐’ 행위 아닌가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아파트 민폐 행동 논란’이란 제목의 글이 화제다. 글쓴이 A씨는 “친구가 단독주택에 살아서 계단이 없다며, 인근 15층짜리 아파트에 가서 매일 저녁때마다 한 번씩 계단을 오른다고 한다”며 “그런데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더라. 엘리베이터(이용료)는 관리비에 포함된 것인데, 그 아파트 거주자도 아니면서 매일 이용하는 거면 민폐 아니냐”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 의견이 엇갈린다. 먼저 A씨 친구의 행동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의견이 보인다. “민폐는 아니지만 남의 아파트에서 운동을 한다는 발상이 신기하다”, “쓰레기를 버리거나 남의 집 문을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인데, 민폐라고 할 것까진 없는 듯하다”는 등 댓글이 달린 것 .
반면 A씨 친구가 해당 아파트 입주민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판단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모르는 사람이 아파트를 이용하는 건 입주민 입장에선 당연히 싫을 것 같다”, “공공시설을 이용할 것이지 왜 남의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며 엘리베이터까지 이용하느냐. 당연히 민폐 행동”이라는 힐난이 쏟아지고 있다.
외부인이 단순히 단지 내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는 것만으로 비난을 받는다는 것이 각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아파트 내 각종 시설을 사용하는 게 공짜가 아니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실제로 아파트 등 공동주택 관리비 내역서를 보면, 입주민들은 엘리베이터를 이용 및 유지·보수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매달 지불하고 있다. 명세서상 ‘승강기 전기료’, ‘승강기 유지비’, ‘수선 유지비’ 등 항목에 표시되는 금액이다.
예를 들어 A아파트 관리비 명세서에는 ‘승강기 전기료’로 1570원, ‘승강기 유지비’로 1153원이 각각 부과됐다. 여기에 엘리베이터가 고장 날 경우를 대비해 미리 걷어 두는 ‘수선 유지비’로 3210원이 책정됐다. 즉 가구당 승강기 사용에 대한 비용으로 한 달에 약 6000원 정도를 내고 있는 셈이다.
한편 요즘 분위기를 고려하면 외부인이 남의 아파트에 함부로 출입하는 경우 주거침입 논란이 불거질 우려도 크다. 전국 곳곳에 입주민 친인척, 우체부, 택배기사 등을 제외한 외부인을 보안·안전 문제를 들며 출입 금지 시키는 단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안문, 바리케이드, 철조망 등 다양한 장애물을 설치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부산 수영구 B아파트가 맞붙은 이웃 단지 입주민 출입을 막기 위해 아파트 부지 경계에 가시가 달린 철조망을 둘러 지역 사회에서 화제가 됐다. 또 서울시 강북구 C아파트는 통행로에 공사장에서나 볼 수 있는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옆 단지 입주민들의 통행을 전면 차단하기도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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