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밖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 부스에서 스트레스를 풀라니…. 이걸 7억 세금 들여 만들었다는 것도 참 황당하네요;;”
‘대한민국 학군 1번지’로 통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학원가. 대로변 상가마다 유명 입시 학원들이 빼곡히 입점해 있다. 그런데 학원가 보행로를 따라 5㎡(1.5평) 크기 남짓한 작은 집 모양의 부스가 5개 나란히 들어서 있다. 올해 4월 3일 강남구청이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돕겠다며 6억8000여만원을 들여 설치한 일명 ‘스트레스 프리존’이다.
강남구청은 8~19세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스트레스 프리존’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친구들과 각 부스에 방문해 10분 정도 대화를 나누다 떠나는 학생들도 있었던 반면, 부스를 유심히 들여다보다가 이내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출입 스티커’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이 스티커를 발급받으려면 관할 강남구청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출입 스티커 발급 절차가 다소 번거로운 것으로 확인됐다. 부스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통해 신청서를 작성하고 강남구청을 방문해 출입 스티커를 수령하는 구조인데, 이 과정에서 구청은 청소년증 등을 통해 신청자가 실제 학생인지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절차를 밟는다. 학부모가 대신 받을 수도 있지만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강남구청 측은 “스트레스 프리존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절차가 까다로운 탓에 현재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실제로 강남구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스트레스 프리존 개관 이후 출입 스티커 500여개가 발부됐다. 평일 기준으로 하루 발부된 스티커가 10개도 안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각 부스를 통유리로 만든 점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평가다.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부스 안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어,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학생들이 이용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어 보인다는 것.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강남구청이 혈세 7억원을 들여 ‘학생 사생활 침해 부스’를 만들었다는 조롱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반면 ‘스트레스 프리존’을 직접 이용해 본 학생들 중에선 만족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동안 학원 수업을 듣기 전 남는 시간에 카페 등 상업시설을 매번 방문하기에는 적지 않은 돈이 들고, 학원에 먼저 가 있자니 쉬는 것 같지도 않았는데 자투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반갑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남구청은 이달 중 부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결과를 참고해 문제점을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언론에 “아직 개관한 지 두 달 정도밖에 되지 않은 터라 크고 작은 불편 사항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학생들 지적을 수렴해 이용 방식 등을 수정·보완할 계획이다. 더불어 출입증 신청·발급 절차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모바일 출입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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