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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팰리스·갤러리아포레…'집값 고공행진' 랜드마크 단지의 3가지 특징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06.16 07:57 수정 2023.06.16 08:06

부동산 불황에도 집값 고공행진

대전시 서구에서 최고층 랜드마크 주거시설로 짓는 둔산동 ‘그랑 르피에드’(최고 47층 높이)의 준공 후 예상 모습. 전용 119·169㎡ 중대형이 주력이며, 실내 수영장과 조식 서비스 등 호텔급 고급 커뮤니티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우건설


1999년 외환위기 시절 삼성그룹이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선보였던 ‘타워팰리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지상 66층 최고급 주상복합이란 점을 내세워 3.3㎡(1평)당 1000만~1500만원에 분양했다. 아파트 사상 역대 최고가였다. 당시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평균 600만원대. 업계 관계자들조차 비싼 분양가에 혀를 내둘렀다. 부동산 경기가 최악이었던 상황에서 결과는 분양 참패였다. 초기 계약률이 67%에 그쳤고, 이후 오랫동안 미분양으로 남았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경기 회복과 함께 타워팰리스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고, 이제는 강남 부촌(富村)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됐다. 기업인과 정치인, 연예인이 ‘그들만의 리그’를 이루고 산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접어든 지금도 타워팰리스 가격은 여전히 강세다. 주력 주택형인 전용 165㎡는 지난해 4월 40억원(26층)에서 올해 5월 49억원(30층)으로 약 1년여 만에 9억원 올랐다.

■ 불황에도 랜드마크 집값은 ‘고공행진’

전문가들은 국내 랜드마크 단지는 3가지 특징이 있다고 말한다. 분양 당시에는 대부분 고분양가 논란으로 미분양이 많이 나오지만,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과정을 거친다는 것. 분양 시기가 대체로 부동산 경기 사이클상 하강 국면이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입주 후에는 부동산 호황기에 가격이 더 많이 오르고, 하락기에는 덜 떨어지거나 오히려 강세를 보이는 것도 비슷하다.

/그래픽=이지원


최근 신흥 부촌으로 떠오른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들어선 ‘갤러리아 포레’가 대표적. 2008년 3월 분양 당시 역대 최고 분양가로 화제가 됐다. 전용 217㎡가 30억원대였는데, 당시 “(너무 비싸서)황당하다”는 말까지 나왔다. 분양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터지면서 입주 후까지 미분양이 이어졌다. 하지만 현재 이 단지는 성수동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분양가 30억원짜리 아파트가 이달 88억원에 실거래됐다. 3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그래픽=이지원


지방 대도시도 마찬가지다. 초고층 주상복합이 밀집한 부산시 해운대에 최고 80층으로 지은 ‘해운대 두산 위브더제니스’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2008년 공급 당시 고분양가 논란과 함께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지만, 현재는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다. 이 단지 주력 주택형인 128㎡는 2012년 6억4400만원에 팔렸는데 올해 21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 지역 최중심에 대체 불가능한 시설 갖춰

전문가들은 입지적으로 ‘대체 불가능한 희소성’을 갖추고, 차별화한 상품성이 있어야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의 경우 3대 업무지구인 강남·광화문·여의도와 근접하면서 확실한 조망을 갖추고, 유명 학원가와 학교가 있는 곳을 최고 입지로 꼽는다.

강남·용산·성수권이 대표적이다. 상품성 측면에서는 다른 아파트를 압도하는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다양한 주거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 이를테면 고급 호텔·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조식·발렛파킹·하우스키핑 등을 선보이는 단지가 많다. 심형석 미국 IAU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에서 ‘입지 경쟁력’은 무한정 가능한 것이 아니라 명확한 희소성이 있다”며 “최상의 입지에 확실한 상품 경쟁력을 갖춘 주거단지가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대전 랜드마크에 도전하는 ‘그랑 르피에드’

대전에선 최고의 주거지로 손꼽히는 둔산동 한복판에서 ‘그랑 르피에드’가 선보이고 있다. 최고 47층 5개동에 전용 119·169㎡ 총 832실이다. 그랑 르피에드가 완공하면 대전에서 사실상 가장 높은 주거시설이 된다. 현지 부동산 업계에선 그랑 르피에드가 입지와 상품성 면에서 대전의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입지는 대전 최고로 꼽는 둔산동이다. 대전 지하철 1호선 시청역과 정부청사역까지 걸어서 10~15분 정도 걸리는 더블 역세권도 강점이다. 단지 인근에 2호선 둔산역도 새로 개통할 예정이다.

인근에 정부대전청사, 대전시청, 서구청, 대전지방법원 등 공공기관도 몰려 있다. 명문으로 꼽히는 한밭초·서원초·문정중·충남고 등에 진학 가능하며, ‘대한민국 학군 1번지’ 대치동에 있던 학원이 분원을 차린 둔산동 학원가도 가깝다.

내부 마감재와 편의시설, 서비스도 최근 서울 강남에서 분양하는 프리미엄 아파트 수준으로 제공한다.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로 20m 길이 레인 3개로 구성하는 실내 수영장 ‘피에드 풀’을 조성한다. 지방 주거 시설에서는 최초로 신세계푸드와 MOU를 맺고 입주민들에게 조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주택 경기가 회복되면 분양 시장에서도 랜드마크 단지는 강세를 보이기 마련”이라며 “지금처럼 부동산 시장이 다소 침체된 상황에서 랜드마크 단지를 선점하는 것도 괜찮은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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