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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통장 4만개 몰렸다" 운정자이시그니처, 무엇이 사람들 홀렸나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3.06.12 17:00

84㎡ 4억대 착한 분양가…"수도권 마지막 기회" 사람들 몰려
최대 2억 시세 차익도…파주지역 청약 '역대 최다' 접수

[땅집고] 이달 26일 개관한 '운정자이 시그니처' 견본주택을 찾은 예비청약자들이 줄을 서서 방문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파주 주민들은 다 청약한 것 같아요.” (‘운정자이 시그니처’ 분양회사 관계자)

GS건설이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 짓는 ‘운정자이 시그니처’ 청약에 4만1802명이 몰려 최고 세자릿수에 달하는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평균 경쟁률은 64대1로 올해 경기도에서는 최고 청약 기록을 달성했으며, 접수 건수만 보면 올해 전국 최대, 파주에선 역대 최다 건수다. 지난 5월 충북에 공급한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3만4886건)보다 6000명 더 많은 신청자가 몰렸다.

분양 업계에서도 갑자기 청약 신청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 단지 분양회사 관계자는 “분양가가 저렴해 파주 주민들은 일단 넣고 보자는 분위기여서 온 가족이 다 신청한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견본주택 문을 닫았는데도 주택 내부 모습을 보고 싶다고 찾아오는 고객이 있었다”며 “그래도 이 정도로 몰릴 줄 몰랐다”고 했다. 이 단지 견본주택에는 지난달 26일부터 약 4일간 3만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는데, 이보다 1만명 많은 청약자가 1순위 청약에 신청했다. 최근 분양 시장에선 견본주택에 인파가 몰리더라도 청약 결과는 그보다 덜한 것이 일반적이어서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청약 광풍 분위기가 모든 분양 단지로 퍼지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공사비·물가 상승 등으로 앞으로 수도권에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땅집고]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운정자이 시그니처'는 GTX-A노선이 개통하는 운정역까지 도보 15분여 거리에 있다. /GS건설


■ ‘84㎡ 4억대’ 희귀한 분양가…서울 주민까지 “일단 넣고 보자”

‘운정자이 시그니처’는 파주 운정신도시 공공택지에 들어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다. 최고 28층, 13개동, 총 988가구 규모로 650가구가 일반공급됐다. 이 단지는 파주 GTX-A 운정역 근처에 들어서는데 국민주택형 84㎡ 분양가가 최소 4억2000만원대부터 최고 5억원대까지 형성돼 가격이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4월 84㎡ 분양가가 5억원대 중반이었던 파주 ‘운정신도시 디에트르 센트럴’보다 1억원 이상 저렴했다. 주변 아파트 시세는 6억원대 후반에서 7억원대여서 2억원의 시세차익도 예상됐다.

그럼에도 4만명 넘는 수요자가 몰린 것은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예전과 달리 최근 분양 시장에서 시세차익까지 기대되는 가격 조건을 갖춘 아파트가 희귀해진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수도권에 분양한 33개 아파트 중 국민주택형(84㎡) 최고가가 4억원대에 책정된 타입을 포함한 단지는 총 7개 단지에 불과했다. 이 중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저렴했던 경우는 단 4개로 추려진다.

[땅집고] 올 상반기 수도권에 분양한 아파트 중 최고 분양가가 4억원대 국민주택형을 포함한 단지들. 위 단지들은 시세보다도 저렴해 청약 경쟁률이 높은 편이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이달 공급된 ‘운정자이 시그니처’를 포함해 지난 3월 경기 평택시에 공급된 ‘고덕자이 센트로’, ‘동탄 금강펜테리움6차센트럴파크’, ‘검단 금강펜테리움3차센트럴파크’ 이다. 이 중 GTX 등이 가까워 서울 업무지구 접근성을 갖춘 곳은 ‘운정자이 시그니처’가 유일했다.

아울러 정부의 규제 완화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거주지역에 대한 규제가 완화하면서 파주에 1년 이상 거주한 주민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인천 청약자도 1순위로 지원할 수 있었다. 또 일반공급 650가구 중 85㎡ 이하 주택은 60%(205가구)가 추첨제, 그 이상인 445가구는 100% 추첨제로 당첨자를 가릴 예정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이 단지는 거주지역에 대한 규제가 완화하면서 특별공급을 비롯해 일반공급 물량의 50%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민이 신청할 수 있었고 상당수 추첨제로 운영됐다”며 “서울 도심 출퇴근이 가능한 2기 신도시에서 GTX 역세권에 국민주택형을 4억~5억원대에 거래할 수 있는 단지는 신축이나 기존 아파트를 통틀어 전무한데, 최근 수도권에 공급되는 청약단지 분양가가 대부분 10억원을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보니, 파주 주민뿐만 아니라 서울이나 경기 남부지역 주민도 과감히 청약통장을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이 단지 분양회사 관계자 역시 “규제 완화로 세대주뿐만 아닌 세대원까지 청약이 가능해지면서 온 가족이 다 신청한 경우도 있었다”며 “또 신청자 상당수가 갈아타기를 위한 1주택자, 다주택자들이었다”고 전했다.

■ 막차였나?…“수도권 분양가 앞으로 오를 일만 남았다”

업계에선 앞으로 ‘운정자이 시그니처’와 같은 청약 광풍 현상이 되풀이되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분양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은 3.3㎡당 1598만52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9.62% 오른 가격이다. 올해 들어 2월 1560만2400원에서 3월 1585만 6500원으로 상승한 후 2개월 연속 상승세다. 특히 지방의 경우 같은 기간 14.45% 오르며 전국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자재 물가와 인건비가 계속 상승하는 데다, 내년부터는 지난해부터 시행한 층간소음 규제와 전기차 충전시설 강화에 제로에너지 정책이 시행되면서 현재보다 공사비가 최대 30%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 정부가 서울에 공급하는 공공분양 주택(뉴홈)도 국민주택형 분양가가 8억원대에 책정됐다.

이월무 미드미디앤씨 대표는 “파주 주민뿐만 아니라, 서울이나 경기, 인천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 입장에서도 이 단지가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청약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권 분양가는 오를 일만 남았다는 것이 기정사실이기 때문에, 앞으로 철도 호재가 있는 수도권 지역에서 시세차익까지 기대되는 분양 아파트를 찾아보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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