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삼성전자·산업단지 품은 건 좋은데…묘지·화학공장 함께 품어버렸네 ㅣ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블록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3.06.12 07:45 수정 2023.06.12 07:52

분양광고가 말하지 않는 정보까지 집중분석 '디스(This) 아파트'
경기 평택시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블록'



[땅집고] 제일건설이 경기 평택시 가재지구 도시개발사업으로 공급하는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블록’이 오는 15일부터 청약 일정에 돌입한다. 이 단지는 평택시 가재지구 공동2블록에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12개 동, 총 1152가구로 짓는다. 주택형별로 ▲84㎡A(이하 전용면적) 819가구 ▲84㎡B 162가구 ▲103㎡ 171가구 등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가깝다는 것을 최대 장점으로 내세우지만, 예비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주변 생활 환경부터 분양가까지 매력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단지는 학교 등 생활 인프라가 전무하고, 주변에 묘지·화학공장·지상철 등 속칭 혐오시설이 있다. 단지명에 들어가는 지제역이나 반도체밸리는 각각 2.5㎞, 3㎞ 떨어져 있다. 단지명을 ‘송탄산업공단 제일풍경채’로 바꿔야 한다는 비아냥도 나올 지경이다.

그렇다고 분양가가 싼 것도 아니다. 84㎡ 타입 분양가는 확장비 포함 5억원대인데, 주변 환경이 더 좋은 기존 아파트 시세가 4억원대로 내려간 상황이다.

[땅집고] 평택시 가재지구 공동2블록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블록' 단지명에 들어가는 지제역과 반도체밸리와는 최소 2.5㎞ 이상 떨어진 반면, 산단과 공설묘지(우측 상단 녹지)는 1㎞ 이내에 있다./호갱노노


■1.5㎞ 내 생활 인프라 ‘전무’…묘지ㆍ화학공장ㆍ지상철 소음 ‘3종 세트’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블록’은 삼성반도체 배후 주거지인 가재지구에 들어서는 첫 분양 단지다. 가재지구는 약 62만㎡ 부지에 주거시설과 학교, 공원, 상업시설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 단지는 평택시가 조성하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송탄일반산업단지~첨단산업단지(예정) 등 이른바 반도체 벨트 내에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까지 4㎞ 떨어져 있어 차로 10분 정도 가야 하고, 송탄일반산업단지ㆍ장당일반산업단지는 각각 1㎞ 이내에 있어 직주 접근은 좋은 편이다.

그러나 생활 인프라는 전무하다. 마트나 병원, 학교 모두 최소 1.5㎞ 떨어져 있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전철 1호선 서정리역이고, 2.6㎞ 거리에 SRT 지제역이 있다. 가장 가까운 마트는 홈플러스 송탄점으로 차로 10분쯤 가야 한다. 반경 1.4㎞ 거리에 갈렌의교재단 박병원이 있다. 학교는 1.5㎞가량 떨어진 거리에 송탄초ㆍ고, 장당초ㆍ중, 효명중ㆍ고 등이 있고, 1.8㎞ 거리에 이충고가 있다. 초등학교 부지가 가깝지만 설립 시기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현재까지 가재지구 내 설립을 확정한 학교는 없다.

단지 주변에 묘지나 공단 등 혐오시설이 포진해 있다. 직선거리로 790m 거리에 평택시송탄공설묘지가 있고, 단지 주변 산단 내에 화학공장이 많아 공기 질이 나쁘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택 거주민들은 “주변에 화공약품 등 공단이 남쪽에 있어 남동풍이 부는 여름에는 창문도 못 열 거 같다”고 우려했다. 단지 주변에 지하철이 없지만, 1호선 지상 철도가 있어 소음 우려도 나온다.

[땅집고]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블록' 중 84㎡B 타입은 알파룸이 없다. /분양홈페이지


■84㎡ 분양가 5억대…“주변 시세는 4억인데”

분양가가 낮은 편도 아니다. 3.3㎡(1평)당 분양가는 1400만원대다. 발코니 확장비를 포함해 이른바 ‘국민평형’ 84㎡ 분양가가 4억 3300만~4억7800만원이다. 103㎡는 5억2000만~5억7600만원이다. 발코니 확장비를 추가하면 1950만~2300만원 더 올라간다. 주변 84㎡ 시세가 7억원 선이라 5억원대를 ‘로또’인 듯이 홍보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인근에 있는 고덕국제신도시 구축 단지 84㎡가 7억원대이긴 하지만, 가재지구와는 같은 생활권으로 묶기 어렵다.

오히려 같은 생활권에 있거나 인프라가 더 잘 갖춰진 기존 단지는 4억원 초반대 밑으로,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블록보다 낮다. 2018년2월 완공한 448가구 규모 장당동 ‘제일풍경채장당센트럴’ 84㎡는 지난달 29일 4억1200만원에 거래됐다. 호황기인 2021년8월 5억5900만원까지 찍었다. 지제역이 있는 동삭동 ‘힐스테이트지제역퍼스티움’ 84㎡는 작년11월 4억2000만원까지 올라갔으나, 지난달 3억85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내부 구조는 무난한 편이다. 이 중 기본 침실 3개에 알파룸, 드레스룸, 팬트리 등 수납공간이 많은 84㎡A 타입 물량이 많고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B타입은 알파룸이 없다. 103㎡ 타입은 팬트리 3곳 외에도 다용도실, 다목적실(드레스룸으로 적용 가능) 등이 들어가 관심이 높을 전망이다.

현장에서는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블록’ 청약 성적에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나 공단 재직자 대상으로 전월세를 노리는 수요는 있겠지만, 완판으로 이어지긴 힘들다는 것.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주변 집값이 4억원대로 떨어진 상태라 분양가가 낮은 편은 아니지만, 가재지구 미래 가치를 보면 1억~2억원 정도 오른다고 기대할 수는 있다”면서 “가재지구 인근 브레인시티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 완판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1인 주거의 새로운 트렌드, 코리빙하우스 ☞ 땅집고M

▶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

▶ 교통·상권·학군·시세 그리고, 아파트 주변 유해 업소까지 한번에 ☞부동산의 신

화제의 뉴스

용산, 15년 발목 잡은 초고층 저주 이번엔 벗을까…용적률 1700% 선포
K-아트, 블록체인 타고 일본 시부야 상륙…도쿄서 전시회 개최
신도시 선도지구 최종 승자는? 분당 이재명아파트 vs 산본 국토부장관 아파트
"요즘 크리스마스트리는 비주얼부터 다르네" 시선 강탈 조명 팁
HDC현대산업개발 '서울원 아이파크' 청약에 총 2.2만명 접수, 평균 경쟁률 15대 1

오늘의 땅집GO

용산, 15년 발목 잡은 초고층 저주 벗을까…용적률 1700% 선포
신도시 선도지구 최종 승자는? 국토부 장관·이재명 아파트 포함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