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2006년 문을 연 신촌 민자역사가 도심 속 흉물로 전락했다. 회복할 기미마저 없어 장기간 방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오픈한 지도 벌써 17년이 지났지만 활용 방안를 찾지 못하고 있고, 이대 상권 침체와 맞물려 이 일대 상권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다.
신촌 민자역사 개발사업 시행사는 전국적인 밀리오레 체인망을 완성한 성창F&D다. 성창F&D는 2004년 신촌 민자역사에 1200억원을 들여 밀리오레 건물 공사에 착공했고 2006년 신축을 완료했다. 1~4층엔 동대문 패션의 대중화를 이끈 쇼핑몰 밀리오레, 5~6층엔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가 입점해 신촌, 이대 상권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은 4층까지 아예 문을 싹 닫았고 출입구엔 외부인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문만 붙어있다. 신촌 민자역사는 사실 오픈 당시부터 불안한 조짐이 나타났다. 2006년 오픈 당시 점포 입점률이 30%에 불과했다. 개관 후 6년이 지난 2012년부터는 입점 점포가 아예 ‘단 한 곳도 없는’ 사실상의 폐점 상태를 맞았다.
민자역사 사업자는 역사와 결합된 상업시설을 세운 뒤 정부에 기부채납하기 때문에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 없다. 일정 금액의 점용료를 내고 해당 시설을 30년간 운영할 수 있는 권리는 가진다. 2006년 건물이 지어져 2036년 점용허가는 만료된다. 2020년 SM(삼라마이다스) 그룹이 1~4층 상가 운영권을 200억원에 인수해 식음료 매장과 쇼핑몰을 입점시킬 계획이었으나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SM그룹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와 지역상권 악화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현재 역사 활성화를 위한 여러가지 사업 제안을 받고 있으며 서대문구청, 국토부 등과 다양한 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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