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독립운동가 얼굴이 벽면에…가슴이 웅장해지는 대구 아파트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3.06.03 07:59

[땅집고] “대구 아파트 벽에 독립운동가 얼굴이 떡하니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대구가 ‘애국의 도시인가 싶었습니다.”(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댓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구 수성수 범어동 궁전맨션 아파트 벽에 그려진 벽화가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누구나 알 만한 사람들의 얼굴이 초대형 벽화로 제작됐기 때문. 벽화의 주인공은 대구 출신의 독립운동가인 서상돈, 이상화, 이육사 선생이다. 독립운동가가 도심에 등장한 것을 본 시민들은 ‘웅장하다’ ‘특이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땅집고] 대구 수성구 범어동 궁전맨션 벽에 그려진 독립운동가 관련 벽화. /수성구처 블로그 '다소곳'


이 특별한 벽화는 대구시와 대구지하철공사가 2014년 도시철도 3호선 개통에 맞춰 추진한 ‘경관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특히 시와 공사는 도시철도가 지상철 모노레일 방식인 점을 고려했다. 지상에서 평균 높이 14m 위를 달리는 모노레일의 이용객들에게 이색적인 풍광을 선사할 게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벽화를 만들기로 한 것.

시는 이를 위해 사업 참가를 희망하는 업체에 ‘대구를 잘 나타낼 수 있는 벽화 디자인’을 요청했고, 대구 출신 독립운동가 서상돈, 역시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이상화·이육사의 모습을 도안으로 제시한 제안서가 채택됐다.

[땅집고] 대구 수성구 범어동 궁전맨션 벽에 그려진 이육사 시인의 벽화. /수성구처 블로그 '다소곳'


벽화가 있는 곳은 바로 15층 높이 궁전맨션 1~3동 벽면이다. 벽화 크기는 폭(가로) 12.5m, 높이(세로) 50m 크기에 달한다. 시인 얼굴 아래에는 대표 시의 주요 문구가 적혀 있다.

각 동별 벽 한가운데에는 이육사, 이상화, 서상돈의 얼굴이 있는데, 여러 단어를 활용해 얼굴을 그려낸 게 특징이다. 이육사 시인의 얼굴을 자세히 보면 ‘광야’ 이육사’ ‘청포도’ 등 시인과 관련된 단어가 적혀 있다. 독립운동가 서상돈의 얼굴에는 ‘국채보상운동’ ‘만민공동회’ ‘대한매일신보’ 등 독립 관련 단어가 빼곡하다.

그렇다면 이런 벽화는 직접 사람이 그린 걸까. 정답은 아니다. 통상적으로 아파트 외벽 채색은 작업자들이 옥상에 고정한 밧줄에 의지해 천천히 내려오면서 진행된다. 그러나 이 벽화는 사람 대신 로봇이 그렸다. 바로 ‘로보프린트’라는 한 업체가 서체와 크기를 다양하게 한 '텍스트 픽처 기법'을 사용해서 만든 것이다. 작업에는 일명 ‘그림 그리는 로봇’이 활용됐다. 대형 건축물이나 아파트 외벽처럼 사람이 직접 작업하기 어려운 곳에서 다양한 그림을 그려내는 기계다.

[땅집고] 대구 수성구 범어동 궁전맨션 벽에 그려진 이상화 시인 관련 벽화. 그의 얼굴 아래에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수성구처 블로그 '다소곳'


대구에는 로봇이 그린 이 벽화뿐 아니라 대구근대역사관, 계산성당, 근대골목 등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의 흔적을 볼 수 있는 명소가 많다. 대구시는 대구형무소 복원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구형무소는 한강 이남 형무소 중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고초를 당한 독립운동가는 총 202명으로 서울 서대문형무소(175명)보다 많다.

한편, 이 사실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구에 가면 한번쯤 봐야겠다" "독립운동가 후손이 보면 뿌듯하겠다” “아파트 재건축하면 어떡하지" "인물 선정은 누가 한 걸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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