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뉴진스의 심장을 뛰게 한 뮤비 촬영지, 대구 유형문화재였다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3.05.28 07:29

[땅집고]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Newjeans)’의 ‘디토(Ditto)’ 뮤직비디오 촬영지가 실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학교 건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26일 기준으로 총 3197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이들이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곳은 대구 중구에 있는 ‘계성중학교’다. 1906년 미국의 J.E 애덤스 선교사 부부가 설립한 이 학교는 대구에서도 가장 오래된 중학교 중 하나다.

[땅집고] 대구 중구에 있는 계성중학교 '핸더슨관'의 모습. /대구 중구 공식 인스타그램


특히 이 건물은 영남지역 최초의 서양식 교육을 담당하는 양옥 형태의 학교라는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어 대구 개신교 역사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 건물로 알려졌다. 학교는 아담스관, 맥퍼슨관, 헨더슨관 총 3개의 건물로 이뤄져 있다.

건물에 사용한 붉은 벽돌과 석재는 1907년 대구 읍성을 철거하면서 가져온 성돌이다. 대구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건물인 셈이다. 건물에 사용된 창호 재료, 유리, 위생 및 난방 시설 등은 미국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양옥과 한옥을 절충한 건축기법을 사용해 한국 전통미와 세련미를 동시에 자아낸다.

[땅집고] 뉴진스(Newjeans) 뮤직비디오 메이킹 영상에 등장한 계성중학교의 모습. /뉴진스(Newjeans) 뮤직비디오 메이킹 영상 캡처


1919년 당시 계성중학교는 3·1운동의 진원지이자 도화선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현재 학교 교무실로 사용되고 있는 아담스관에서 태극기를 제작하고 독립선언서 등사를 비밀리에 진행해 항일 운동에 나선 역사를 가지고 있다. 당시 계성중학교 교사와 학생들을 중심으로 운집한 1000여명의 열사가 독립 만세 운동을 진행했으며, 이들의 독립 정신을 기리기 위해 계성중학교 안에 3·1 운동 기념탑을 건립하기도 했다.

[땅집고] 대구 중구 계성중학교 운동장을 바라본 모습. 특이한 구조의 계단은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로도 사용됐다. /대구 중구 공식 인스타그램


계성중학교 아담스관, 맥퍼슨관, 헨더슨관은 역사적 가치와 건축양식의 고유성을 인정받아 모두 유형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1908년 세워진 아담스관이 대구시 유형문화재 제45호, 1913년에 세워진 맥퍼슨관이 제46호, 그리고 1931년에 세워진 헨더슨관이 제47호로 지정됐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특별한 분위기에 더해 뉴진스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입소문이 나면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과 뉴진스 팬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네티즌들은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도 자주 찍는 장소로 유명하다”, “분위기가 신비롭고 아련해서 기억에 남았는데 대구에 실제로 존재하는 학교인 줄 몰랐다. 한 번쯤 방문해 보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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