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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천지개벽' 높이 규제 사실상 폐지…69층 이상 마천루 들어선다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05.24 11:48 수정 2023.05.24 13:45

서울시, 용적률 1200% 이상으로 완화

[땅집고] 현재 서울 여의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꼽히는 파크원 타워 전경. /포스코건설


[땅집고] 서울시가 금융중심업무지구인 여의도 일대에 짓는 혁신 디자인 건축물에 대해서 용적률을 1200% 이상으로 완화한다. 사실상 높이 규제가 폐지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현재 여의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파크원(333m)을 넘어서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수 있어, 앞으로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입체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밑바탕이 마련됐다.

서울시는 동여의도 일대(112만586㎡)를 대상으로 이 같은 담은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을 수립해 25일부터 열람공고에 들어간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지구단위계획은 여의도를 국제 디지털금융(핀테크) 중심지로 조성하기 위한 도시계획적 지원 방안을 담고 있다. 그동안 시는 2021년 11월 발표한 ‘아시아 금융중심도시 서울’ 기본계획과 올해 1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등을 발표하면서, 여의도를 전세계 상위 5위 글로벌 금융 허브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현재 여의도에는 금융감독원, 대형증권사 28곳, 금융투자회사가 밀집해있다. 2009년 종합금융중심지, 2010년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로 각각 지정돼 금융중심지로서 발전해온 영향이다. 하지만 앞으로 여의도가 더 효과적인 금융투자 업무지구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 전통금융업 중심인 산업생태계, 도시기능의 다양성 부족으로 인한 주말·야간 공동화 심화, 차량 위주의 도시공간, 열린 시민 공간 부족 등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시는 크게 4가지 방향을 정해 여의도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했다. ▲금융 투자 여건 조성과 적극적인 금융기능 도입 ▲다양한 도시기능 복합화 ▲ 보행 중심의 도시환경 조성 ▲세계적인 수변 도시경관 창출 등이다.

[땅집고]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에서 구분된 4개 지구. /서울시


특히 전체 대상지를 ▲국제금융중심지구 ▲금융업무지원지구 ▲도심기능지원지구 ▲ 도심주거복합지구 4개 지구로 나누고, 각 구역에 적합한 공간 계획을 마련하고 건축물의 용적률·높이·용도 등을 구상하기로 했다.

이번 계획안에 따르면 국제금융중심지구 내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는 용도지역 조정 가능지로 지정해 ‘일반상업지역’에서 ‘중심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여의도는 기존 명동, 상암동에 이은 서울의 세 번째 중심상업지역으로 도약하면서 용적률을 1000%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건물에 친환경적이고 창의·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하는 경우라면 용적률을 1200% 이상으로 더 완화해준다.

만일 일반상업지역을 유지한다면 올해 3월 승인·고시된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 진흥계획’에 따른 권장업종을 도입시 도입 비율에 따라 차등으로 최대 1.2배까지 용적률을 완화할 계획이다. 권장업종에는 보험업·은행업 등의 전통적인 금융업종 외에 정보기술(IT)이 접목된 핀테크업도 포함했다.

금융업무지원지구의 경우 금융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중소규모 금융시설, 금융지원시설, 배후 상업 공간을 확충할 수 있도록 관련 시설을 권장 용도로 계획했다. 이어 도심기능지원지구는 도심 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생활지원 기능을 육성하려는 목적으로 공공·생활편익·주거 등 다양한 입지가 가능하도록 건축물 용도 제한을 최소화했다.

[땅집고]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 대상지. /서울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4개 아파트 단지가 포함된 도심주거복합지구는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최소한의 계획 수립 기준을 제시한다. 단지별로 향후 별도 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여의도 일대를 걷고 싶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한강, 샛강을 연결하는 주요 가로변에 공개공지 등 개방형 녹지공간을 도입한다. 단절된 도시 가로를 연결하는 공공보행통로 및 주요 가로변 길거리 상점을 조성하고, 철도 역사와 지하 보도를 중심으로 건축물 지하공간을 연결하는 입체적 보행 네트워크 구축 계획도 나왔다.

아울러 여의도를 한강변의 상징적인 경관 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를 중심으로 350m 이상 초고층 건축물을 유도하고, 높이를 추가로 더 완화할 수 있도록 한 것. 현재 여의도 최고층 빌딩인 파크원이 333m임을 고려하면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 내 높이 규제를 사실상 폐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수변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입체적인 경관과 창의·혁신 디자인을 도입한다.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뿐 아니라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다른 지역도 충분한 높이를 부여하고 개발을 유도해 국제적 위상에 어울리는 경관을 창출하는 것이 서울시 목표다.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은 다음달 8일까지 열람공고를 거쳐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진행한다. 이후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위원회 심의를 받은 뒤 연말까지 고시할 예정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여의도는 현재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제2세종문화회관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동시에 추진되는 지역이라 유연한 계획이 필요한 곳”이라며 “기존 규제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여의도가 국제적인 디지털금융 중심지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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