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경기 침체로 카페 업계도 많이 힘들어졌지만, 대형 카페만큼은 ‘폭풍 성장’ 중입니다. 도심 일반 카페들은 죽고 있지만, 외곽에는 계속 새로운 대형 카페가 문을 열고 있습니다. 기회가 많다 보니 많은 땅 소유주들이 자신이 가진 땅에서 대형 카페를 열면 잘 될지 아닐지를 많이 묻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입지보다도 그 매장이 가진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합니다.”
이상훈 슬로베이커리 대표는 “밥 먹고 카페에 가는 건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고, 자차 보급률이 높아지니 기왕이면 외곽으로 나가 바람 쐬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는 것이 일종의 루틴이 됐다”며 “우후죽순 늘면서 시내에 있는 일반 카페는 망해도 근교 대형 카페는 오히려 찾는 사람이 많아 기회가 많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형 카페 업계가 자리를 잡으면서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를 하고 들어가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옛 리츠칼튼호텔에서 근무했던 이 대표는 현재 서울 용산, 경기 수원 광교·행궁동, 김포 등지에서 50~300평(전용면적 기준) 규모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일반 커피 전문점부터 시작해 빵을 파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로 확대한 이후, 김포에 국내 1호 ‘베이커리 그로서란트’까지 열며 대형 카페 규모를 키웠다. 베이커리 그로서란트는 베이커리 카페와 식재료를 파는 가게(그로서리·grocery), 음식점(레스토랑·restaurant)의 합성어다.
이 대표는 땅집고가 내달 27일 개강하는 ‘카페 유치와 개발의 모든 것’ 3기 과정에서 ‘케이스 스터디: 근교형 베이커리 카페의 성공조건’을 주제로 강의한다. 이 대표를 만나 대형 카페의 트렌드와 성공 비결, 전망 등에 대해 미리 들었다.
-대형 카페는 언제부터 뜨기 시작했나.
“약 4년 전부터 외곽 지역에 100~200평 규모 대형 카페가 생기기 시작했다. 요즘 웬만한 집은 다 차가 있고,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정보를 빠르게 공유하면서 변두리에 있는 대형 카페들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대도시 외곽으로 나가는 게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일상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형 카페 수요가 늘어난 셈이다. 장사가 잘되다 보니 처음에는 카페 하려는 사람만 대형 카페를 차렸지만, 지금은 땅 개발하는 시행사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보유하고 있던 부지에 임시로 대형 카페를 만들었던 시행사들도 카페 운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은행 이자만 내자는 심정으로 카페를 차렸는데 이자 이상으로 수익이 나자 아예 개발 계획을 틀어버린 건이다. ”
-대형 카페는 입지가 중요할 것 같은데.
“대형 카페는 입지보다도 주변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대형 카페는 일단 부지가 크고 주변에 다른 대형 카페가 없는 곳에 차리는 것이 좋다. 일반 상권은 카페가 여러 군데 몰려있는 카페 거리에 차려야 장사가 되지만, 차로 이동하는 대형 카페 같은 경우는 근처에 있으면 서로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 어디에 차리면 좋을지를 많이 묻는다. 입지는 아울렛이나 관광지 등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으면 가장 좋다. 경쟁 매장이 없으면 그 관광 수요를 다 받을 수 있다. 아직 이런 입지에 있는데 개발되지 않은 부지가 많아 대형 카페 시장은 기회가 있는 셈이다. 사실 이런 입지가 아니어도 대형 카페는 성공할 수 있다. 부지 앞에 도로가 있고 주차장만 있으면 찾아올 수 있기 때문. ”
-입지보다 중요한 성공 요인이 있다는 얘기인가.
“가장 중요한 건 ‘스토리’다. 스토리만 있으면 뜬금없는 곳에 대형 카페를 차려도 성공할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은 새로운 걸 계속 찾는다. 가령 부지 앞에 논밭이 있다고 할 경우, 건물은 논밭뷰로 조성하고 거기에서 직접 키운 바질로 메뉴를 만드는 식이다. 감성과 구매욕 모두를 자극해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인스타그램 등 SNS에 남길 수 있을 정도로 예쁘고 독특한 인테리어는 대형 카페의 기본이라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대형 카페를 차린 후에, 운영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는 뭔가.
“좋은 입지, 큰 부지와 사진 찍기 좋은 인테리어, 스토리까지 모두 갖췄더라도 가격이 너무 비싸고 맛이 없으면 매출을 유지하기 힘들다. 이런 곳들은 일회성에 그치기 때문에 매출이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식음료 맛과 청결 상태, 매장의 정체성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긴 이런이런 점 때문에 가볼 만하다’는 얘기가 계속 돌게끔 해야 한다. 사업주체 연령대도 중요한 요소다. 카페는 감성이 중요하다 보니 트렌드를 빠르게 잡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이 젊어도 한계가 있다. 외곽지 땅을 가지고 있어 대형 카페로 개발하려는 사람이 50, 60대 이상이라면 자녀에게 운영을 맡기라고 추천하곤 한다. “
-앞으로 대형 카페는 어떻게 바뀔까.
“그동안 대형 카페는 맛없고 비싸다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굉장한 차별성을 가진 매장이 아니라면 비싼데 맛없고 더럽기까지 한 매장은 망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손님들은 가격 부담이 적고 맛도 괜찮은 다른 대형 매장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대형 카페가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선택지가 많아지면서 앞으로 대형 카페들도 점점 가격을 내리고 맛이나 콘텐츠에 집중하는 식으로 경쟁에 나서게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대형 카페는 계속 바뀌고 진화할 것이다. 오후 4시가 넘어가면 카페 손님은 거의 끊긴다. 이때 저녁 장사가 가능하도록 카페 겸용 베이커리, 브런치, 레스토랑, 펍 등으로 운영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기존 매장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 차별성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을 계속해서 추가해야 한다. ‘슬로마켓 김포점’도 다양한 육류, 밀키트, 와인, 식재료, 친환경 제품 등을 팔면서 오히려 빵 매출이 늘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베이커리 카페 유치와 개발, 경영의 모든 것' 3기 모집>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고 공실이 늘면서 불황에도 꾸준한 수익을 내는 임차 업종에 관심이 늘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 주목하는 사례는 서울 근교 지역의 대형 베이커리 카페다. 경기도 동탄, 강화도 등 도심에 비해 임대료가 저렴한 대형 건물들은 중대형 카페로 탈바꿈해 단순히 빵을 먹거나 차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휴식을 취하는 힐링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땅집고가 오는 6월 27일 ‘카페 유치와 개발, 경영의 모든 것 3기’ 교육 과정을 개강한다. 중대형 카페를 준비하는 개인이나 법인을 대상으로 중대형 카페 개발 방향과 임대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우상규 MTL 대표는 카페 핵심 아이템에 따른 카페 타입과 타입별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성공적인 카페 브랜드 만들기·운영하기·찾기' 방법에 대해 강의한다. 24년 점포 개발 경력을 가진 스타벅스 점포개발팀 송훈석 팀장은 '스벅DT(드라이브스루) 입지와 개발조건'을 주제로 실제 수익률을 분석해본다.
김창균 유타건축 소장은 근교 대형카페를 지을 때 필요한 인허가 조건과 예산에 대해 알려준다. 호감을 얻는 건축 디자인과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서도 강의한다.
수강료는 180만원이다. 강의 장소는 상연재 서울역점이다. 수강 신청은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하면 된다.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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