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건산연 "건설업 폐업, 위기 수준 아냐…선제적 대응은 필요"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3.05.20 11:14
[땅집고] 최근 5년 종합·전문건설업 업종별 실질 폐업(사업 포기) 현황. /건설산업연구원


[땅집고] 최근 건설업계의 폐업이 늘고 있지만 이를 건설업 전반에 닥친 위기 상황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등록된 건설업 폐업 신고 건수는 총 939곳으로 최근 5년 내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구원이 폐업신고한 건설사의 폐업 사유를 분석한 결과, 경영악화로 인해 실질 폐업(사업 포기)을 한 곳은 전체의 64%인 600곳(전문건설업체 518곳, 종합건설업체 82곳)이며, 나머지 339곳은 필요에 의해 폐업 신고는 했지만, 업종 전환 등록 등을 통해 건설업은 계속 영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이 폐업 신고를 한 이유는 ▲회사 도산 등 경영악화로 인한 사업 포기 ▲최근 건설 업역 및 등록기준과 관련한 제도 변화 ▲사업 대표자 개인 사유로 인한 사업 포기 등의 원인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2021년부터 건설생산체계 개편 시행으로 종합건설사와 전문건설사 간 상호시장 진출이 허용되면서 경영 전략상 업종 전환을 하기 위해서 폐업 신고가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28개 전문건설업종을 14개 업종으로 개편한 대업종화가 시행되면서 기존 복수 면허를 반납한 사업체가 늘어나면서 폐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2019년부터 진행된 페이퍼컴퍼니 단속과 국토교통부 특별실태조사 등도 등록기준 미충족에 따른 자진 폐업 증가 사유로 이어졌을 것으로 유추했다. 이밖에 대표자 사망에 따른 상속 포기로 인한 면허 반납 비중 증가, 대표자 건강 악화 및 사망 등의 사유로 인한 자진 폐업도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영준 건산연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은 연구 보고서를 통해 "건설 폐업 건수가 4월까지 1000건이 넘어 산업 위기론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사례를 분석해보면 건설산업 전체 위기로 확대해 해석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부터 실질 폐업이 조금씩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전 연구실장은 "최근 건축공사 관련 건설업종의 폐업 증가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과 세계 경기침체로 건설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면서 일부 재무건전성이 저하됐기 때문"이라면서 "민간 건축공사가 타격을 받고 지방 중소건설사의 한계기업이 늘어나는 만큼 정부의 선제 대응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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