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해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인천 서구’다. 이달 1일 기준으로 총 인구 수 61만3000명을 넘기며 자치구 기준으로 서울 송파구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 됐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58만9013명에서 올해 5월까지 4개월여 만에 2만명 넘게 유입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는 송파구 인구수인 65만8000명을 뛰어넘을 기세다.
인천 서구 인구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서울과 비교해 문턱이 낮은 주택 가격과 교통 인프라가 꼽힌다. 주택가격이 서울에 비해 저렴해 접근 가능한 가격대가 형성됐고, 교통 인프라 개선으로 직주근접이 가능해져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 인천 서구 아파트 3.3㎡당 1277만원…서울 도봉구보다 ‘788만원’ 저렴
인천 서구 아파트 가격은 인천에서 세 번째로 높다. 연수구 아파트 3.3㎡(1평)당 가격이 1725만원으로 1위, 부평구가 1307만원으로 2위, 서구가 1277만원으로 3위다. 가장 가격이 높은 연수구와 비교해 보면 448만원이 낮고, 서울에서 가장 저렴한 도봉구(2065만원)와 비교해서도 788만원이 싸다.
서구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지역은 청라동과 백석동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달 18일을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서구에서 가장 거래가 많이 이뤄진 지역은 청라동(38건), 백석동(35건), 당하동(20건) 순이다. 특히 청라국제도시에 속하는 청라동의 경우 탄탄한 교통 및 생활 인프라를 갖춘 데다, 다양한 기업들이 입주하면서 젊은 층의 거주 수요가 많은 편이다.
특히 금융, 국제 업무 등 첨단 산업 기업이 입주를 예정하고 있어 인구 유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하나금융그룹이 2014년부터 청라국제금융단지에 4만6671㎡규모의 ‘하나 금융드림타운’을 조성하고 있고, 2025년 이전을 앞두고 있다. 또한 청라동 일원 16만5000㎡ 부지에 쇼핑몰과 돔구장을 짓는 ‘스타필드 청라’ 사업이 추진 중이며 사전공사를 2025년 연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서구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도 청라동에 밀집해 있다. 최근 한 달간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 5개 중 4개가 모두 청라신도시에 있다. ‘청라푸르지오’ 전용 139㎡가 최근 1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 대비 2억1600만원이 오른 가격에 팔렸고, ‘청라 SK뷰’ 전용 125㎡가 8억3500만원으로 2억1500만원이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이 밖에도 ‘검단신도시우미린더시그니처’ 전용 85㎡가 2억1000만원 오른 6억9000만원에, 청라제일풍경채2차에듀앤파크 전용 85㎡가 2억200만원이 오른 6억3200만원에 거래됐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구에 인구 유입이 집중되는 데 있어 가장 큰 요소는 수요자들이 감당 가능한 ‘가격’에 있다”면서 “서구의 경우 교통 및 생활 인프라가 개선되고 있으면서도 서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주택 가격이 형성돼 있다 보니 입지 대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몰리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하철 7호선 청라국제도시역 2027년 개통…서울까지 ‘40분대’
청라국제도시의 최대 약점으로는 도시 내부를 관통하는 지하철이 없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사업을 통해 지하철 산곡역~석남역을 잇는 1단계 구간이 지난 2021년 개통하면서 교통 인프라가 크게 개선됐다. 석남역에서 청라국제도시까지 잇는 2단계 구간이 2027년 개통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도 교통 편의성은 더욱 향상될 전망이다.
2단계까지 모든 구간이 개통하면 청라에서 1,7호선 환승역인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40분대, 3·7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까지는 60분대로 단축된다. 청라국제도시 곳곳에서 7호선을 타고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까지 한 번에 이동도 가능해진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수요자들에게 서구가 매력적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교통 인프라가 크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7호선 연장사업과 공항철도를 통해 검단, 청라가 서울과 이어지기 때문에 서울로 통근하더라도 살 만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에 꾸준한 인구 유입이 예상되면서 도시 행정 체계 개편에 대한 필요성도 나오고 있다. 인천시는 서구를 가로지르는 경인아라뱃길을 기준으로 분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라뱃길 남부를 ‘서구’로, 북부를 ‘검단구’로 분리해 행정 편의를 높이고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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