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 17일 찾은 인천 영종도 에어조이 쇼핑몰. 1층부터 9층까지 건물 전체가 텅 비었다. 에스컬레이터는 아예 작동이 안돼 멈춰선 지 오래다. 모든 층 상가가 공실이다. 철거를 앞두고 있는 건물도 아닌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인천 영종도에 있는 에어조이는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지구에 있는 대형 쇼핑몰이다. 지하 3층~지상 9층에 달하는 규모로 2005년 완공됐다. 연면적만 무려 1만9000평(4만9812㎡)에 달한다. 땅은 인천공항공사 소유다. 개장 시에 지하 1층엔 이마트, 6층엔 푸드코트 식당 등 업소가 들어섰지만 이제는 찾는 사람이 없어 상권형성에 실패했다. 분양 당시 1일 27만명 유동인구를 독점하는 최대 규모 상가로 홍보했지만 유령 건물이 됐다.
경매시장에 나온 에어조이는 2016년 1월 500억원의 감정가로 인천지법에서 첫 경매가 열렸지만 유찰됐다. 유찰될 때마다 경매가는 30%씩 감액됐으나 다섯 차례나 유찰됐다. 2019년 8차 경매에서 한 법인이 51억100만원에 낙찰받았다.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평당 500만~600만원에 분양을 받은 투자자 수백명이 손해를 보기도 했다. 건물 시공사인 SK건설도 공사비를 받지 못했다. 그리고 토지 소유주인 인천국제공항공사도 토지사용료와 각종 시설사용료 등 200억원 이상을 받지 못했다. 이 금액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경낙자가 결정이 되고 나서 수차례 실시협약 맺길 요청했는데 경낙자가 실시협약을 맺지 않는 상황이다”며 “토지사용료나 전기세, 수도요금 등 납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진행 중이다”고 했다.
국제업무지구 토지는 개인 소유가 아닌 국가 땅이다. 20년에서 최대 50년간 사용을 하고 국가에 기부채납을 해야 한다. 에어조이 쇼핑몰 역시 25년 임대기간이 끝나는 2030년이 되면 땅 주인인 인천국제공항공사에 건물을 기부채납해야 한다. 약 7년 정도 남았다. 헐값으로 경매가 수차례 진행된 이유 역시 임대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반해, 리모델링에 투입되는 비용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에어조이 쇼핑몰의 현재 건물 가치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에어조이 쇼핑몰은 토지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부동산 개발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상권 개발에 성공할 수 없는 입지에다 토지소유권 없는 상권은 성공할 수 없다는 선례만 남겼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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