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 딱 200일이 지났지만, 이태원 상권은 여전히 ‘그날’에 멈춰서있다. 참사 여파로 공실이 쌓이고 권리금 없이 매물로 나오는 점포가 크게 늘고 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찾는 사람이 줄어 가게들이 문을 닫고, 그 여파로 이태원을 찾는 사람들이 또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하고 있다. 금요일 저녁 6시, 해밀턴호텔 뒤편으로 300m 거리에 오가는 사람은 약 30명에 불과했다. 상인 박모씨는 “젊은층과 직장인들이 이태원을 가장 많이 찾는 밤 8~9시에 유동인구가 조금 더 늘어나긴 하나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매출이 3분의 1로 줄면서, 문 닫고 떠나는 상인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이태원역에서 녹사평역으로 가는 대로변에도 공실이 많다. 중대형 1층 상가 3곳은 나란히 비어있다. 목 좋은 1층 전용 150㎡ 상가는 보증금 2억5000만원~3억, 임대료는 1500만~2000만원대다. 이제는 권리금은 없는 곳들이 상당수다. 세계음식거리 일대에만 상가 매물이 100개가 넘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태원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1.4%로, 지난해 4분기(4.4%)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서울 평균 공실률(6.2%)과 비교해도 두 배 가량 높다. 2030 젊은층들이 주로 찾는 홍대나 명동 상권 공실률이 줄고 있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상권 침체가 이어지자 서울시는 '이태원 지역 일상회복 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4월부터 10월까지는 320여억원 규모의 이태원 상권회복상품권을 발행하는 등 각종 보조금 지급을 통해 상권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태원 상인들은 이태원 자체를 찾지 않는 상황에선 지역축제 개최 등 상권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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