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준강남’인 경기 과천시 지식정보타운에서 로또 당첨에 비유되는 이른바 ‘줍줍’(무순위 청약) 물량이 풀린다. 공급 물량은 총 6가구로 적지만, 모두 주변 시세를 감안했을 때 최소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노려볼 수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과천시 갈현동 ‘푸르지오 오르투스’ ‘푸르지오 벨라르테’ ‘푸르지오 라비엔오’ ‘르센토 데시앙’ 등은 이달 15일 나란히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공급 규모는 ‘푸르지오 오르투스’ 3가구, 나머지 단지 각 1가구다. 무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 계약 이후 계약 포기나 청약 당첨 부적격으로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에 대해 다시 청약을 받아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 제도다.

이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5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가능해서다. 3개 단지 84㎡(이하 전용면적) 분양가는 7억9390만원~8억2129만원이다. 이들 단지 모두 과천시 갈현·문원동 일대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조성한 대규모 공공택지지구인 ‘지식정보타운 공공주택지구(지정타)’에 들어섰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았다.

반면 같은 동(갈현동)에 있는 과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84㎡는 올해 3월 13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을 뛰어넘는 가격이다. 과천 일대는 ‘준강남’으로 불릴 정도로 아파트 매매가가 비싼 지역 중 하나다.

분양가 수준에서 당첨되는 순간 인근 단지 시세와 비교했을 때 최소 5억1000~5억4000만원대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청약 시장에서 과천 ‘줍줍’을 두고 ‘로또’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특히 최근 분양 단지 중에는 이러한 ‘로또급’ 단지가 적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매매가가 하락한 데다, 인건비와 자재비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새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만 보고 달려들면 안 된다. 최근 청약시장에 규제 완화 바람이 불었지만, 이곳은 예외다. 모두 공공분양 단지이므로, 전매제한 폐지 등 최근 완화된 청약 규제 적용 대상이 아니다. 4개 단지는 모두 실거주 의무(5년), 전매제한(3년) 규제가 남아 있다. 더욱이 실거주 의무는 정부의 폐지 방침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의 논의가 멈춰 서 있다. 여기에 최근 전세사기 사건이 불거지면서 폐지 여론마저 쏙 들어간 상황이다.

또한 이번 청약은 과천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만 할 수 있다. 규제 완화로 1주택자의 청약 당첨 길이 열렸으나, 이번 청약에서는 보유주택 수를 따진다. 1주택 이상을 보유했거나 아파트 분양권 및 입주권을 가지고 있다면 청약할 수 없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금은 투자와 실거주를 같이 고려해야 하는 시장인데, 과천 지정타 무순위 청약은 두 가지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안”이라며 “전매제한과 실거주 의무라는 제약이 따라도 이곳이 선방할 가능성이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어디든 4년 전 분양가 아파트가 나온다면 수요가 상당히 몰릴 수밖에 없는데, ‘준강남’인 과천이라면 경쟁률이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정타는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과 인덕원역 사이에 있다. 현재 과천지식정보타운역(가칭) 신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2026년이면 이곳 역시 역세권 단지가 된다.

과천 별양동 E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2019년부터 작년 11월까지는 3기 신도시나 지정타 청약을 노리고 전세로 오신 분들이 상당했다”며 “그중 일부만 청약에 당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무순위 청약 수요도 상당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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