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백지화 후폭풍…'제2경인선' 물 건너 가나

뉴스 전현희 기자
입력 2023.05.11 07:35 수정 2023.05.11 07:38
[땅집고] 서울 구로구 구로차량기지. /강태민 기자


[땅집고] 서울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제2경인선 사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9일 기획재정부는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고 국토교통부가 추진해 온 구로차량기지 광명이전사업이 타당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서울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사업은 정부가 2006년부터 추진했던 수도권 발전 종합대책의 하나로, 서울 구로구에 있는 철도차량 기지를 2026년까지 1조700여억 원을 들여 9.4㎞가량 떨어진 광명시 노온사동으로 이전하는 내용이다.

지속적으로 차량기지 이전에 반대 의사를 내비쳤던 광명시는 이번 기재부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당초 광명시는 미세먼지, 분진, 소음 공해로 인한 주민 고통과 이전 예정지 인근의 노온정수장 오염 우려 등을 이유로 차량기지 지하화와 지하철역 5개 신설을 정부에 요구했다. 반면 국토부는 구로역부터 광명차량기지에 이르는 노선에 지하철역 3곳을 만들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양측 제안은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일각에선 구로차량기지이전 불발이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 문턱을 넘지 못해서가 아니라 광명시와 국토부 간 협상 결렬 때문이라고 보기도 한다.

구로차량기지이전이 물 건너가면서 당장 제2경인선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2경인선은 인천 연수구 수인분당선에 들어설 청학역 지하역에서 수도권전철 1호선 노량진역을 연결하는 것으로 계획한 노선이다. 가칭 청학역에서 경기도 광명 노온사역까지 18.5km 구간을 신설하고, 광명에서 서울 구로까지 9.4km 구간은 차량기지 이전을 위해 신설하는 노선을 공용으로 쓸 계획이었다. 당초 제2경인선은 구로~노온사동 차량기지 인입선을 활용하는 조건으로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됐다. 구로 차량기지이전사업은 당초 제2경인선을 추진하기 위한 선결 사업이었던 셈이다.

[땅집고]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제2경인선 대안 노선.


국토부는 구로차량기지를 이전하면서 생기는 부지를 활용해 제2경인선 공사비를 충당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기지가 있던 부지는 약 13만2000㎡(4만평) 규모를 상업용지로 용도를 전환해 매각 금액으로 사업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었던 것. 하지만 차량기지 이전이 불발되면 사업비 조달에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제2경인선 수혜지인 인천 남동구, 연수구 등이 사업비를 조달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표찬 밴더빌트 대표는 “차량기지 이전 사업이 물거품 되면서 국토부나 인천시 측에서 사업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 해 국토부에 배정된 철도 관련 예산이 3조5000억원 정도라 다른 광역철도 사업에 비해 후순위로 밀리며 지금 조달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인천시는 지난 2월 차량기지 이전하지 않고도 제2경인선을 설치하는 내용의 대안노선을 내놓기도 했다. 애초 계획된 노선은 인천 연수구 청학동을 기점으로 연수, 남동공단 등 인천지역을 거쳐 경기 시흥·부천·광명을 통과한 다음 서울 신도림으로 가는 것이었다. 대안노선은 이를 수정해 광명에서 남북경전철 궤도를 이용, 신도림으로 운행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업성도 좋아지고 사업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게 인천시 설명이다.

인천시의 대안노선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셈이라 예비타당성조사, 사업타당성조사 등의 행정절차를 거치면 적어도 10년 이상이 걸린다.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이 무산된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경기 시흥시와 부천시 등 제2경인선 수혜지역의 반발이 거세다. 부천 시민이라고 밝힌 A씨는 “2017년부터 고생해서 만든 노선이다 보니까 오랜 기간 기다려 왔고 될 것이라고 믿음을 가졌는데 배신감, 실망감이 크다”며 “18년 동안 사전타당성 조사만 3번 진행하면서 본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데 사실상 세금 낭비 아니냐”고 했다.

전문가들은 인천시, 부천시, 광명시, 구로구가 협상안을 마련해 2026년 예정된 제5차국가철도망에라도 새로운 제2경인선 노선을 포함시키는 것이 가장 빠른 대책이라고 조언한다. 철도 노선 유치가 시급한 지역에서 차량기지 이전을 수용하되 광명시 동측으로 기운 역의 위치를 조정해 사업성을 높이라는 설명이다. 표찬 대표는 “차량기지를 광명 노온사동 부지로 이전해야 했기 때문에 제2경인선 노선 위치가 광명시 동측에 역이 편중된 측면이 있었다”며 “새로운 부지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대안으로 아예 인천이나 부천 등에 부지를 마련하되 2만3000~3만여 가구 수요가 예상되는 광명 재개발 구역, 부천 옥길지구 등을 지나게 하는 방향으로 역위치를 바꿔 사업성을 높이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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