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성심당 말고 볼 거 없다" 노잼도시 대전이 '전역 군인' 필수코스가 됐다고?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3.05.10 14:26
[땅집고] 전역 군인들 사이에서 대전역을 방문해 전역 기념 인증샷을 남기는 게 하나의 유행이 됐다. 대전역이라는 글자에서 '대'자를 얼굴로 가려 '전역'이라는 글씨가 보이도록 촬영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최근 대전역 광장이 군대 전역자를 위한 공식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전역 포토존은 갓 전역한 군인들이 이른바 ‘전역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방문하는 성지로,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곳이다. 전역자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공유하던 전역 기념 문화는 한 네티즌이 온라인에 글을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해당 네티즌은 “서울에 갈 일이 생겨 대전역에 갔는데 군인 한 분이 수줍은 얼굴로 사진 한 번만 찍어줄 수 없냐길래 찍어주려는데 대전역 중 ‘대’라는 글씨를 본인 머리로 가려 얼굴 옆에 ‘전역’이라는 글자가 자막처럼 나오게 해달라고 했다”고 사연을 전했다.

이후 사연 속 전역 군인이 “혹시 오늘 오전 9시쯤에 찍어주신 분이 아니냐”면서 “사진 찍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댓글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올리면서 네티즌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대전역이라는 역 이름에 ‘전역’이라는 글자가 포함돼 있기도 하지만, 대전역을 통해 전역 후 집으로 귀가하는 군인이 많다는 점도 전역 포토존이 생기는 데 영향을 미쳤다.

대전은 자운대, 육군군수학교, 계룡대 등 많은 군부대가 위치해 있는 곳이다. 해당 군부대에 복무했던 군인들이 열차를 타기 위해 대전역을 방문하면서 전역을 알리는 사진을 찍어 SNS 등에 올리던 게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땅집고] 대전역 광장에 대전시 관광진흥과가 설치한 '전역 기념 포토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을 통해 알려진 전역 포토존을 공식화한 곳은 ‘대전시 관광진흥과’다.

대전시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이 직접 대전역을 찾아서 재미있는 사진을 남기고 가는 게 유행처럼 돌고 있는데 좀 더 구체화해 살려보는 게 어떻겠냐는 시장님 건의가 있어 공식적으로 포토존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대전시 관광진흥과는 올해 4월 초부터 대전역 앞에 직접 포토존을 설치하고, 본인이나 연인, 가족과 해당 포토존에서 찍은 사진들을 공모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이에 즐길거리가 풍부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른바 ‘노잼도시’라는 별명을 얻은 대전시가 ‘유잼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전역 군인도 귀엽고 대전시도 귀엽다”, “노잼도시 대전시가 열일한다” 등의 반응을 보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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