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도심 한복판에 자동차로 가득한 건물이라니, 신기하네요! 전시관 같기도 하고, 판매점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사람이 없는 걸 보니, 지금은 운영을 안 하나 봐요.” (누리꾼 A씨)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에 위치한 한 통유리 건물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3층 높이(38m) 통유리 안에는 총 49대의 차량이 진열돼 있다.
이 곳은 중고차 판매업을 영위하는 C업체가 올해 상반기에 지은 건물이다. 따라서 건물 내부에 있는 자동차들은 모두 판매용 중고차들이다. 이름하여 ‘자동차 자판기’로 알려진 건물이다.
‘자동차 자판기’답게 판매 과정이 실제 자판기처럼 운영된다. 전용 앱(app)으로 자동차를 고른 뒤 결제하면 된다. 결제 후 인증코드가 발송되는데 현관 모니터에 이를 입력하면 자판기 하단에서 음료가 나오듯 자동차가 1층으로 나오는 방식이다.
국내에서 처음 소개되는 중고차 판매 방식이다 보니 구매자 입장에서는 “이게 가능해?” 하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업체 측은 이처럼 독특한 과정을 통해 제품의 가격 거품을 뺐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중고차 구매는 영업 딜러를 통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을 거치지 않고 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자동차 가격에서 인건비가 빠진다는 설명이다. 기존 중고차 판매장처럼 넓은 전시공간도 필요 없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다고 자신한다.
대면 없는 중고차 거래이다 보니 고객과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한다. 이를 위해 배기량과 주행 거리, 사고 이력 등 차량에 관한 정보는 딜러를 통할 때만큼, 앱을 통해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출고 후에는 성능을 보장하는 보증서도 발급한다.
운영 기간이 짧지만,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다. 중고차의 경우 침수나 수리 이력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데, C업체의 본업이 중고차 품질 인증 분야라서 신뢰도가 높다는 것. C업체는 현재 수입 중고차 인증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인 자동차 판매는 미국 등 해외에선 이미 수차례 시도된 사업이다. 미국 애리조나주의 온라인 중고차 판매업체 카바나는 2015년 11월 테네시주 내쉬빌(Nashville)에 5층 규모의 전자동 코인 자동차 자판기를 공개했다. 이어 2020년 11월에는 무려 27번째 자동차 자판기를 선보였다. 딜러를 만나 흥정할 필요 없이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한편, 국내에서도 ‘자동차 자판기’가 등장했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은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 자판기가 나오다니” “수입차 딜러들 굶어 죽겠다” “차를 무인으로 사는 건 아닌 듯” 등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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