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파리 에펠탑 앞에 세워진 거대한 천막의 정체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3.04.28 08:04

[기묘한 건축]올림픽 끝나면 철거하는 파리 친환경 경기장

내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올림픽을 앞두고 벌써부터 파리 시내 경기장들이 주목받고 있다.

100년 전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던 하계 올림픽 이후 한 세기 만에 개최되는 2024 파리올림픽은 프랑스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행사로 치러질 예정이다. 프랑스는 롤랑 가로스 등 프랑스의 기존 스포츠 경기장을 비롯해 다양한 파리 시내의 문화유산들을 올림픽 경기장으로 활용할 계획이어서 눈길을 끈다. 파리를 여행하는 관광객이라면 올림픽이 끝나기 전에 꼭 한 번 들러야 할 관광지로도 꼽힌다.

[땅집고] 2024년 파리 올림픽 경기장으로 쓰인 후 철거될 예정인 '그랑 팔레 에페메르'(Grand Palais Ephemere). 현재는 파리의 유명 전시장인 그랑 팔레 전시장 리모델링 공사를 대신해 각종 전시, 행사가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빌모트&아소시에 건축 사무소


이 중 파리 에펠탑 끝자락 마르스 광장에 1만㎡ 규모로 자리잡은 경기장 ‘그랑 팔레 에페메르’(Grand Palais Ephemere)가 주목받고 있다. 유도와 레슬링 종목 경기가 열릴 이 실내 경기장은 약 3000평 규모로 목구조로 이뤄졌다. 얼핏 보면 천막같이 생겼는데, 철거가 쉬운 임시 건물이다. 에페메르(Ephemere)란 단어는 불어로 ‘임시의’라는 뜻이다. 파리를 대표하는 전시장 ‘그랑 팔레’가 리모델링 공사로 문을 닫는 기간까지 그랑 팔레에서 열렸던 주요 전시와 행사가 이곳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올림픽 경기장으로 쓰이다가, 올림픽이 끝나면 바로 철거될 예정이다. 건축가 진 미첼 빌모트(Jean-Michel Wilmotte)가 설계했다.

이 경기장은 겉보기엔 화려하지 않지만 내부 조망이 관광객에겐 최고의 경기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정면에 거대한 에펠탑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건물은 돔 구조로 이뤄졌는데 기둥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공간을 방해하는 요소가 없어 탁 트인 에펠탑 조망이 일품이다. 모듈식으로 설계해 건축물 철거 후 다양한 구성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다.

경기장으로 활용 시 약 9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땅집고] 친환경 목구조로 모듈식으로 설계한 '그랑 팔레 에페메르'(Grand Palais Ephemere). /빌모트&아소시에 건축 사무소


이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는 “환경을 생각해 지은 건물”이라며 “재생 가능한 목재를 활용했으며 4년 간 사용이 끝나면 건물은 완전히 해체돼 부분별로 개별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경기장 외에도 프랑스 파리의 유명 건물에 올림픽 경기장이 조성된다. 비치발리볼 경기는 에펠탑 아래에서 개최되며, 양궁 경기는 군사 박물관이 있는 앵발리드를 배경으로 치러진다. BMX 프리스타일 경기는 콩코르드 광장에서, 승마 경기는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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