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최근 양주 아파트 거래량이 어마어마한 이유요? 투자용으로 분양받은 사람들이 잔금 치르기 전에 빠진 거죠. 실수요자나 인근지역 다주택자들이 무피(프리미엄이 붙지 않음)나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을 거뒀다고 보면 됩니다. 서울 외곽 아파트 전세가로, 여기서는 국민평형 신축을 살 수 있으니까요. “(경기도 양주시 옥정신도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
경기도 양주 옥정신도시에서 올 들어 불과 넉달 만에 작년 1년치 거래량에 육박하는 매매거래가 발생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입주한 ‘양주옥정유림노르웨이숲’ 아파트에서는 올해 3~4월(25일 기준)에만 110여 가구의 주인이 바뀌었다. 업계에선 아파트 가격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 거래량이 대폭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4개월 만에 1년치 거래량 찍은 ‘옥정신도시’…도대체 무슨 일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현재까지 경기 양주시 옥정동 아파트 거래량은 318건으로, 지난해(344건)의 92% 수준이다. 약 4개월 만에 1년치 거래량을 넘볼 정도로 거래 건수가 많다. ‘대방노블랜드더시그니처’는 지난해 상반기 거래가 한 건도 없었으나, 올해 봄에는 무려 43가구가 새 주인을 찾았다.
분양권 거래도 활발하다. 옥정신도시에서 올해 거래된 분양권은 총 171건이다. 지난해(241건)의 71% 수준이다. 가장 거래가 많았던 ‘양주옥정유림노르웨이숲’(1140가구)에서는 3월 한 달간 72가구 분양권이 사고팔렸다. 올해 거래된 134가구 분양권 계약의 절반 이상이 3월에 체결됐다.
이 단지 거래량이 확 늘어난 배경에 대해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잔금 납부’를 1순위로 꼽았다. 잔금을 치르기 전 집주인들이 ‘던지기’를 했다는 것이다. 투자용으로 분양받은 외지인들이 빠져나가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옥정동 B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 당시(2020년 2월)에는 조정대상지역이 아니라서 1주택자도 쉽게 청약 당첨이 가능했는데, 여기 살 계획이 없으니 싸게 처분한 것 같다”며 “투자자들이 던진 매물을 실거주자나 다주택자가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옥정신도시가 속한 양주는 2020년 6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뒤, 2022년 9월 규제지역에서 풀렸다.
현재 ‘양주옥정유림노르웨이숲‘ 아파트 가격은 서울 외곽 아파트 전세가 수준이하다. 84㎡(이하 전용면적) 분양가가 3억3140만원~3억7560만원이었는데, 최근에는 최저 실거래가가 3억4000만원(23층)을 기록했다. 20층 이상 분양가가 3억719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3000만원 손해를 보고 판 마피 물건인 셈이다.
아파트 가격이 저렴한 이유는 옥정신도시 전체가 가격 조정을 받고 있는데다, 이 단지가 옥정신도시 안에서도 비선호 입지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옥정신도시는 호수공원과 7호선이 들어설 사거리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했다. 이에 ‘대방노블랜드더시그니처’ ‘e편한세상옥정에듀써밋’ 등 상권 인근 단지들이 시세를 주도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 단지마저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방노블랜드더시그니처’ 84㎡는 지난 1월 4억3000만원에 팔렸다. 최고가인 2021년 8월 7억2310만원에 비하면 40% 넘게 떨어졌다.
■ 7호선 연장·GTX 기대감 속 입주폭탄에 집값 회복 쉽지 않을 듯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양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0.9로 전국(96.3)은 물론, 경기 평균(96.1) 보다 낮다. 집값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는 말이다. 부동산 경기가 역대급으로 침체했던 지난해 12월 무려 낙폭 4.85를 기록한 뒤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옥정신도시 집값이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현장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먼저 집값 회복을 전망한 이들은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여기서 더 내려가면 국평 가격이 3억원 초반을 향하는데, 이 가격에 내놓을 집주인들이 없다는 것. 옥정신도시 C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옥정신도시는 대부분 실거주자가 많은데, 3억원 초반에 집을 팔면 매도자가 갈 곳이 없을 것”이라며 “3억 초반 가격도 이미 공공택지 분양가보다 낮다”고 했다.
또한 교통 호재가 시세 하락을 방어한다는 의견도 있다. 양주에는 지하철 7호선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가 정차할 예정이다. 지하철 7호선 연장공사는 이미 시작된 지 오래다. 7호선 연장안은 서울 도봉산역에서 옥정신도시를 지나 포천까지 총 32.6 km를 잇는 노선이다. 구체적으로 도봉산~옥정선, 옥정~포천선으로 나뉜다. 이중 도봉산옥정선은 이미 착공에 들어가 2026년 말 개통 예정이다. 옥정포천선(2029년 완공 예정)은 아직 첫 삽을 뜨지 않았다.
시운전 등을 고려하면 7호선 연장안 개통 시점은 2026년 말이 되지만, 일대 기대감은 이미 상당하다. 7호선을 이용하면 옥정신도시에서 서울 도봉구까지 대중교통 소요시간이 약 50분에서 20분대로 확 줄어들기 때문. ‘양주옥정유림노르웨이숲’ 인근 C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을 보러오는 10명 중 9명이 7호선을 언급할 정도로, 지하철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고 말했다.
반면 ‘회복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쪽은 앞으로도 많은 입주물량이 예정돼 있어, 시세 상승이 어렵다고 봤다. 입주장을 맞아 전세가가 떨어지면서 매매가도 힘을 못쓴다는 것. 올해 1월 옥정신도시 전세 시세가 ‘양주옥정유림노르웨이숲‘ 입주로 출렁였는데, 앞으로 1304가구, 1409가구 규모의 ‘제일풍경채’(민간임대ㆍ입주일 미정), ‘양주옥정린파밀리에 ‘(2024년2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옥정동 D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남은 3개 단지 입주가 끝난 뒤에야 집값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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