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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2%만 내세요" 솔깃했는데…분양가 보곤 "진짜 너무하네"ㅣ엘리프 미아역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04.25 11:50 수정 2023.04.25 14:16

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디스 아파트] 서울 강북구 미아동 ‘엘리프 미아역’

[땅집고] 이달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분양하는 '엘리프 미아역' 1~2단지 개요. /이지은 기자


[땅집고] 서울 강북구에 KT&G가 시행하고, 계룡건설이 시공하는 ‘엘리프 미아역’이 이달 분양에 나선다. 총 2개 단지로 구성하는 주상복합아파트다. 1단지 78가구, 2단지 182가구를 합해 총 260가구 규모다. 2026년 8월 입주 예정이며 이달 25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단지는 지하철 4호선 미아역 코앞에 들어서는 초역세권 입지다. 다만 국민평형인 전용 84㎡(34평) 분양가가 11억원대로 비싸, 예비 청약자들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마다 “지난해 고분양가를 고집했다가 1년 가까이 미분양을 털어내지 못한 강북권 아파트가 적지 않은데, 완전 ‘배짱 분양’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4호선 미아역 초역세권…여의도 40분·강남 50분

[땅집고] 서울 강북구 미아동 '엘리프 미아역' 1~2단지 입지. 지하철 4호선 미아역 초역세권이다. /분양 홈페이지


‘엘리프 미아역’은 지하철 4호선 1번 출구 앞에 있던 예식장 ‘궁전회관’을 허물고 짓는 아파트다. 2019년 KT&G가 이 부지를 매입해 직접 개발 사업을 진행한다. 서울시로부터 역세권 활성화 사업 대상지로 지정돼, 용적률이 기존 250%에서 최고 600%로 높아졌다. 이에 단지가 최고 24층 높이 고층 주상복합으로 지어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미아역 초역세권 입지인 만큼 지하철을 이용하기는 매우 편리하다. 4호선을 타면 환승을 거쳐 광화문 30분, 여의도 40분, 강남 50분 등 서울 시내 주요 업무지구 이동이 1시간 이내로 좁혀진다. 강북구 아파트 중에선 학군도 괜찮다는 평가다. 강북구에서 유일한 자율형사립학교인 신일고와 맞붙어있다. 초등학교는 화계초를 배정받는다. 단지로부터 약 1km 거리여서 초등학생 걸음으로 15분 정도 걸린다.

[땅집고] '엘리프 미아역'은 1단지와 2단지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배치됐으며 대부분 주택형이 서향 위주다. /분양 홈페이지


‘엘리프 미아역’은 1단지와 2단지가 폭 13m인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구조다. 미아동 일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대로변을 따라 지어지는 아파트라, 대부분 주택 거실창이 서향으로 나 있다.

1단지는 전용 59㎡와 74㎡ 두 개 주택형으로 구성된다. A~C타입으로 나뉘는 59㎡는 침실 3개로 구성하며 모두 서향 위주로 배치한다. A타입은 3베이 판상형, 나머지는 타워형 설계다. 74㎡가 1단지에서 유일한 남향 아파트다. 4베이 판상형 설계를 적용하는데, 침실마다 붙박이장이나 시스템 선반 등 수납 가구를 추가하려면 90만~15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2단지는 소형주택인 49㎡, 중소형 59·74㎡, 국민평형인 84㎡가 있다. 이 중 84㎡는 침실 3개로 구성하는 타워형 주택이며 남서향으로 배치한다.

■34평 분양가 11억원대 “너무 비싸”…‘중도금 2%’ 솔깃하긴 한데 먹힐지는

[땅집고] 엘리프 미아역 1~2단지 주택형별 분양가. /이지은 기자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선 ‘엘리프 미아역’ 분양가를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변두리 입지라는 평가를 받는 강북구에 들어서는데도 84 ㎡ 기준 분양가가 11억원을 훌쩍 넘겨서다.

1단지 주택형별 분양가는 ▲59㎡ 7억2808만~7억8506만원 ▲74㎡ 9억1498만~9억6166만원이다. 2단지는 ▲49㎡ 6억78만~6억3143만원 ▲59㎡ 7억3276만~7억9356만원 ▲74㎡ 9억1534만~9억7042만원 ▲84㎡ 10억8716만~11억4263만원 수준이다.

이 단지 분양가는 지난해 강북구 입지에 분양한 ‘칸타빌수유팰리스’ (78㎡ 기준 최고 10억8840만원) 및 ‘한화 포레나 미아’(84㎡ 기준 최고 11억5003만원)와 비슷하거나 소폭 높은 수준이다. 비교 대상인 두 개 단지가 고분양가 논란에 휘말리며 지금까지도 미분양을 털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 정도로 높은 분양가를 고집하는 것은 ‘배짱 분양’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땅집고] 엘리프 미아역 1~2단지 34평 분양가와 강북구 일대 아파트 가격 비교. /이지은 기자


그런데 시행사 KT&G가 제시한 분양대금 납부 구조가 독특하다. ‘엘리프 미아역’ 분양가는 계약금 10%, 중도금 20%, 잔금 70%로 구성한다. 통상 아파트 분양대금에서 중도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60~80%인 것과 비교하면 중도금 비율을 확 낮춘 셈이다. 고금리 상황에서 수분양자 자금 부담을 덜면서, 이 아파트 전매제한이 입주자당첨일로부터 1년으로 짧은 점을 고려해 분양권을 쉽게 사고 팔 수 있도록 만든 구조로 풀이된다.

여기에 ‘중도금 2%’ 혜택도 제시한다. 계약자들이 계약금 10%와 1차 중도금 2%만 먼저 내면, 나머지 분양대금 88%는 입주 때 낼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준다. 예를 들어 이 아파트 84㎡를 최고가인 11억5000여만원에 분양받는 경우, 1차 중도금 납부일인 올해 9월 20일까지 1억3800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는 얘기다. 남은 분양대금은 입주일인 2026년 8월에 납부하거나, 그 전에 분양권을 매도할 수도 있다.

[땅집고] '엘리프 미아역' 시행사는 수분양자들에게 계약금 10%와 중도금 2%만 내고, 나머지 분양대금은 입주일에 한꺼번에 낼 수 있도록 하는 옵션을 제시한다. /분양 홈페이지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유인책에도 ‘엘리프 미아역’ 청약 흥행에 야박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분양가 자체가 워낙 비싸게 책정돼 지금 같은 부동산 침체기인 상황에선 예비 청약자들 부담이 클 수 밖에 없고, 이 정도 금액이면 내 집 마련할 수 있는 다른 선택지가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다.

강북구 미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대단지면서 대형 건설사 브랜드를 적용한 미아뉴타운 일대 아파트에서도 34평 기준 7억대 거래가 나오고 있는데, 이보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엘리프 미아역’이 11억5000만원 정도에 분양한다니 너무 비싸다”며 “지금 반응으로 봐서는 이 아파트가 강북구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제 2의 칸타빌수유팰리스’이 되지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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