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진짜 바닥쳤다" 거래량 폭증…세종 집값이 꿈틀댄다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3.04.19 08:05

[땅집고] 지난해 아파트값 하락률1위를 기록한 세종시(17.12%)가 최근 집값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 1·3 부동산 대책과 규제완화 이후 급매물이 소진되고, 수요자들 사이에서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가격이 상승세다. 수도권에서 지난해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인천의 아파트값도 최근 다시 살아나는 추세다.

[땅집고] 세종시 아파트 모습. /신현종 기자


업계에선 지난해 전국 주택 시장 침체에 큰 영향을 미친 금리가 주춤해지면서, 낙폭이 컸던 지역부터 서서히 가격을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향후 전고점을 회복하는 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 지난해 ‘집값 꼴찌’ 세종시, 4주 연속 상승세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시 집값이 4주 연속 상승세다. 3월 셋째주 0.09%, 넷째주 0.09%, 4월 첫째주 0.1%, 둘째주 0.07% 오르며 전국 17개시도 중 유일하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땅집고]2023년 3월 이후 세종시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올해 1분기(1~3월) 세종 아파트 매매 건수는 123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17건보다 2배 가량 늘었다.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해 3분기 426건에 불과했으나 4분기 633건, 올해 1분기에는 1232건으로 급증했다.

가격도 회복세다. 새뜸마을11단지 ‘더샵힐스테이트’ 98㎡(이하 전용면적)는 4월 10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에 13억원에 팔린 이후 지난달까지 꾸준히 하락해 9억5000만원대에 팔려 신저가를 기록했는데, 다시 5000만원 반등한 것이다. 현재 호가는 12억원이 가장 낮은 가격이다. 새뜸마을 3단지 ‘캐슬파밀리에’ 84㎡도 이달 7억4500만원에 팔려 지난해 11월 최저점이었던 6억5000만원보다 1억원 상승했다.

세종시 나성동 김명식 상가마실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올초까지 남아있던 급매물들이 현재는 싹 사라지면서 ‘바닥’이란 인식이 끝난 것 같다”며 “전세금은 낮은 편이어서 외지인이 갭투자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조치원 등 세종시 인근 구도심에서 세종시로 유입하거나 세종시 내 입주 10년이 넘은 단지에서 새 아파트로 이주하려는 실수요가 많아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고 했다.

[땅집고] 세종시 주요 아파트 시세변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지난 한 해 수도권에서 낙폭이 가장 컸던 인천도 최근 집값이 꿈틀대고 있다. 작년 인천은 아파트값 변동률이 -12.52%로 서울(-7.7%), 경기(-10.13%)보다 낙폭이 컸다.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는 -16.26%로 수도권 시군구 중 광명시(16.35%) 다음으로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졌었다.

올 4월부터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해 대규모 입주로 집값이 계속 하락하던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가 올들어 아파트값이 크게 급등했다. 인천 서구는 4월 둘째주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이 0.12%로 지난해 4월 둘째주 이후 1년 만에 첫 상승 전환했다.

인천 서구 원당동 검단신도시 ‘호반써밋1차’ 84㎡는 이달 7일 6억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 동일 주택형이 지난 2월 4억2900만원에 팔린 이후 두 달만에 2억원 가량 뛴 것이다. 이 주택은 2021년 입주하자마자 7억8500만원에 팔려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이후 검단신도시에 새 아파트가 밀려들면서 올초까지 4억원대에 거래됐다. 당하동 ‘유승한내들 에듀파크’ 92㎡도 이달 5억65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 금리인상 충격파 지난 듯…전고점 회복까지는 ‘글쎄’

전문가들은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이어, 금리도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세종시와 인천에 이어 지난해 가격이 많이 떨어진 지역 순으로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반등하더라도 전고점을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두성규 목민경제연구소 대표는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준 고금리 충격파가 올해 대부분 해소된데다, 대출 등에서도 정부의 대책이 시행되면서 매수세가 회복 중이다”며 “예전과 같은 속도로 급등하지는 않더라도 작년만큼 과도하게 가격이 하락하거나, 침체를 겪는 단계는 지나간 것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2분기까지는 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진 것이 맞지만, 현재는 금리 여부보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저성장 문제가 새롭게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재 일부 지역에서 가격이 회복하는 조짐이 나타나지만 호황기때처럼 빠른 속도로 가격이 급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오르더라도 전고점 이상 치솟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s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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