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정부의 규제 완화 이후 급매물 거래가 늘면서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10개월 만에 반등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두 달 연속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2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전달 보다 1.08% 올라 지난해 4월(0.46%)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연초 규제지역 해제 등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완화 이후 2월 들어 급매물 거래가 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직전 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팔리는 상승 거래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3만1337건으로 전월(1만7841건) 대비 75.6% 상승했다.
5년 평균 거래량에 비하면 절반 정도에 불과한 수치지만, 지난해부터 지속된 거래 침체 분위기에 일부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부 집계 기준 서울의 2월 거래량은 2286건으로 1월(1161건)보다 96.9% 증가했다.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도 1만2294건으로 전월(6332건)대비 94.2% 늘었다.
거래량과 실거래가 상승에는 1월 말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건수는 총 11만3000건으로, 기존대출 상환(5만6000건) 목적이 49.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신규 주택구입(4만9000건) 비중도 43%로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 2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전월 보다 1.85% 올라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했다.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의 실거래가 지수의 상승 폭은 2.28%로 서울 5대 권역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들어 송파구와 강동구 일대 급매물 거래가 증가하면서 잠실·가락·고덕동 일대 대단지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2억∼3억원까지 상승했다.
또 마포·서대문·은평구 등이 있는 서북권의 실거래가 지수는 2.12% 올라 두 번째로 상승 폭이 큰 지역으로 집계됐다.
노원·도동·강북구 등이 포진한 동북권은 전월 대비 1.59% 상승했고, 양천·영등포·강서·동작구 등이 있는 서남권은 1.42% 올라 지난해 4월(0.94%) 이후 10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용산·종로·중구가 있는 도심권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1.77% 하락했다.
인천(0.78%)과 경기(1.83%)의 실거래가 지수도 일제히 상승 전환했다. 수도권 전체 실거래가 지수 역시 1.70% 오르며 10개월 만에 반등했다.
지방의 실거래가 지수는 0.46% 올라 역시 지난해 4월(0.51%)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최근 급매물 거래가 증가한 세종의 실거래가 지수가 지난달 보다 2.99% 올라 제주(2.87%)를 제치고 전국 광역 시도 가운데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또 부산(1.38%), 대전(0.62%), 경북(0.96%), 경남(0.93%), 전북(0.44%), 전남(0.42%), 충북(0.17%), 충남(0.19%), 강원(0.20%) 등도 지수가 상승 전환했다.
이런 상승세는 거래량이 늘고 있는 3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계약일 기준)는 이날 기준 2743건으로 2월(2462건) 거래 건수를 웃돌고 있다.
지난달 거래량에는 은평구 대조동 호반베르디움스테이원 역세권청년주택 250여가구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서울도시주택공사(SH)로 소유권이 일괄 이전된 것이 포함돼 있지만 이를 제외하고도 2월 거래량을 넘어선 것이다.
3월 계약분의 거래 신고 기한은 이달 말까지여서 거래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일부 거래 신고분으로 가집계한 3월 실거래가 잠정지수는 2월 대비 전국이 1.06%, 서울이 1.53% 올라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러한 실거래가 지수 상승을 본격적인 집값 상승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 대내외적 불안 요인들이 여전히 산재해 있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실거래가 지수 상승은 급매물 소진 이후 잠시 거래가가 오른 것으로, 호가가 올라 거래가 뜸해지면 다시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며 "대세 상승으로 가기에는 아직 글로벌 경제 시장 불안, 국내 경제성장률 둔화 등 악재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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