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서울 송파구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된 롯데건설이 시공권 박탈 위기에 놓였다.

14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미성·크로바 재건축 사업 조합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조합과 롯데건설 등을 상대로 낸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 2017년 당시 조합 총회에서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입찰 과정에 롯데건설이 금품향응 수수를 광범위하게 진행해 조합에 신고했으나 조합이 이를 방관했다며 시공사 선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롯데건설은 2017년 미성·크로바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서 경쟁사인 GS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재판부는 롯데건설이 일부 조합원에게 금품과 향응 등을 제공한 행위가 시공사 선정 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결의 당시 조합원 1천412명 중 1천370명이 투표에 참여했는데, 롯데건설과 GS건설의 득표 차가 130표에 불과해 롯데건설의 금품 제공이 없었다면 투표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을 확정하면 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를 다시 선정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 경우 공사가 중단되거나 사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사업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 일대에 지하 3층~지상 35층, 13개동, 총 1888가구를 짓는다. 총 공사비는 5100억원으로, 입주는 2025년 예정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공사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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