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누구 마음대로 해고?"…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원 부당해고 막았다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3.04.09 08:54 수정 2023.04.09 14:57
[땅집고]해고 위기에 놓였던 경비원을 돕기 위해 아파트 주민들이 보낸 응원 메시지./네이트판


[땅집고]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갑질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아파트 경비원이 주민들의 도움으로 부당 해고가 철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인 네이트판에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4년 가까이 근무한 70대 경비원이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어떤 이유로 해고됐는지 관리소에 찾아가 물어보니 ‘주민들의 80%가 싫어한다’며 객관적 근거가 없는 말을 했다”며 부당해고를 주장했다.

이 글은 화제를 일으키며 언론 매체를 통해 공론화 됐고, 이후 나흘 만에 해당 아파트 전체 가구 중 과반수가 ‘해고 취소 동의’ 서명에 나서며 해고는 무효화됐다. A씨는 ‘대구 아파트 경비원 갑질(부당해고) 후기’라는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의 관심으로) 해고가 철회됐다”며 “다만 3개월 초 단기계약은 현재 다른 경비원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한 부분이라 특혜를 주기는 어렵다고 한다”고 밝혔다.

경비원 부당해고 사례는 곳곳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난방비와 가스료, 전기요금 등 관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비원 34명 중 11명을 해고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했으나, 주민반발과 반대 투표로 고용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반면 시흥시 1200가구 규모 한 아파트에서는 근무 중인 경비원 12명 전원을 특별한 사유 없이 해고해 논란이 있었다.

[땅집고] 지난달 20일 오전 경비원 사망사건이 발생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경비노동자들이 '故 대치동 아파트 경비노동자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불안과 갑질 피해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경비원에 대한 갑질 논란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건 꽤 오래됐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퇴직 이후에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주로 고령층이 경비원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을(乙)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달 내놓은 ‘경비노동자 갑질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경비원 26만9000명 중 평균 연령은 63.9세다. 50세~69세는62.3%, 70세 이상은 29.1% 다.

2020년 기준 경비원 5명 중 1명이 3개월마다 갱신되는 근로계약을 맺고, 5명 중 4명은 아파트에 간접 고용된다. 월평균 임금은 192만1000원이고, 상용근로자나 임시일용 근로자 모두 근로시간은 월 기준으로 207시간에 달한다. 아파트 경비원의 주된 근무형태가 24시간 맞교대제임을 고려하면, 근로일 근로시간은 14~15시간에 달한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300가구 이하는 이른바 ‘경비원 갑질 방지법’인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 적용도 받지 않아 사각지대에 있다.

최근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에서는 70대 경비원이 ‘아파트 관리소장 등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에 동료 경비원 70여명은 지난달 20일 해당 아파트 앞에서 집회를 열고 관리소장 퇴진 등을 요구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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