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입주도 못하고 하자도 못 고치고…'범현대가' 건설사 법정관리에 피눈물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3.04.07 11:59 수정 2023.04.07 16:08
[땅집고]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내 신축 주상복합아파트인 '동탄역 헤리엇' 단지 내 상업시설인 '파인즈몰' /독자 제공


[땅집고] 범현대가 건설사 HN Inc(에이치엔아이엔씨)가 최근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를 맞으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HN Inc가 법인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그 여파가 하청업체와 입주민들의 고통으로 전가되고 있어서다. 특히 동탄역 헤리엇 단지 내 상가는 시공사에게 공사대금을 떼였다고 주장하는 하도급업체가 철문을 설치해 입주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동탄2신도시 지식산업센터 ‘동탄 헤리엇 더큐브’는 공사가 중단됐다.

HN Inc는 ‘썬앤빌’ㆍ’헤리엇’ 등의 브랜드를 가진 건설사다. 현대가 3세이자 노현정 전 아나운서의 남편인 정대선씨가 운영하는 회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HN Inc는 지난달 서울회생법원에 법인회생을 신청해 최근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았다. 회생채권자나 회생담보권자들이 회생 절차 개시신청에 대한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가압류 등 강제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늦어도 4월 둘째 주 안에는 회생 여부가 결정된다.

■“돈 떼였다” 하청업체 유치권 행사에 상가 입주민들 ‘발동동’

HN Inc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올해 입주한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아파트ㆍ오피스텔 ‘동탄역 헤리엇’과 단지 내 상업시설 ‘파인즈몰’이다. 한산매니지먼트가 시행하고, HN Inc가 시공했다. 아파트 9개 동 428가구에 오피스텔 2개 동 150실, 파인즈몰 235실 규모다. 올해 1월 27일 입주를 시작했다.

아파트는 전용 124~202㎡ 등 대형으로 구성됐다. 분양가는 5억5680만~15억5560만원으로 비싼 편이었지만, 2020년6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49.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상가 역시 뜨거운 관심 속에 완판됐다. 6~10평 분양가는 3억~8억원대다.

[땅집고] 경기 화성시 주상복합아파트 '동탄역 헤리엇' 단지 내 상가 앞 모습. 하청업체의 불법 점거를 규탄하는 입주민들이 내건 현수막과 '공사대금을 지급하라'는 하청업체의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독자 제공


이 중에서도 가장 피해가 막심한 곳은 상가다. HN Inc의 하도급업체에서 잔금을 못 받았다는 이유로 상가 일부 호실을 무단 점거하면서다. 아예 철문을 달고 함부로 철문이나 안내문을 훼손할 시 고소하겠다는 ‘유치권 행사 안내문’을 붙여놨다. 하청업체 측은 공문을 통해 “시공사로부터 지급받을 도급공가대금을 받기 위한 유치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분양을 받은 상가 입주민들은 하청업체의 유치권 행사 때문에 본인 소유 상가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상가 입주민 A씨는 “다른 상가 입주민들도 언제 철문이 달릴지 몰라 영업은 물론 임차인도 못 받고 있다”며 “시행사에 요청을 해두긴 했는데, HN Inc 문제가 우선 해결되어야 해서 언제 정상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땅집고] 지난달 8일 파인즈몰 상가 내 지하주차장 천장에서 물이 새고 있다. /독자 제공


■AS센터 운영 중단…입주민들 “하자투성인데 난감”

입주 전부터 논란을 빚었던 하자 문제를 해결할 길이 막혔다. HN Inc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AS센터가 문을 닫아 하자 처리 접수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가 입주민 B씨는 “지하주차장 누수가 너무 심각해서 하루라도 빨리 보수를 해야 하는데 AS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소통 창구가 없어졌다”며 “입주도 못하고 하자 수리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입주민들도 하자문제가 최대 골칫거리다. 지난해 12월 진행한 사전점검에서 아파트 가구당 하자가 적게는 100개부터 많게는 300개 넘게 나왔다. 아파트 입주민 C씨는 “한창 고쳐야 하는 상황에서 AS센터가 문을 닫은 것”이라면서 “시공사에 문제가 생기면 시행사가 하자 처리를 해줘야 하는데, 아직 부도 결과가 안 나왔다면서 시행사에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행사인 한산매니지먼트도 난감한 입장이다. 시공사가 부도 등 일련의 사정으로 하자 보수를 못 할 경우 시행사가 처리를 해줘야 하는데, 아직 부도처리가 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행사가 나서기도 애매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산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아직 부도를 확정한 상태가 아니어서 하자 등을 처리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면서 “하청업체의 상가 불법점유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땅집고]작년 12월 분양한 지식산업센터 '동탄 헤리엇 더큐브'. 시공사인 에이치엔아이엔씨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자금집행이 막히면서 공사가 일부 중단된 상태다./분양홈페이지


■다른 사업장은 공사 중단…에이치엔아이엔씨 “회생 개시하면 정상화”

동탄역 헤리엇 외에 다른 사업장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동탄2신도시에 들어서는 지식산업센터 ‘헤리엇 더큐브’는 HN Inc가 시공을 맡아 작년12월 분양했다. 최근까지 공사가 한창이었지만, 시공사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일부 공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공사를 교체해 HN Inc 브랜드인 ‘헤리엇’을 빼고 사업을 진행하다는 말도 돌고 있다.

HN Inc측은 ‘동탄역 헤리엇’ 하자 보수나 ‘헤리엇 더큐브’ 공사 재개 등 문제 대부분은 해결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HN Inc 관계자는 “회생 개시에 들어가면 (하자나 공사 중단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할 것”이라며 “‘헤리엇 더큐브’ 시공사 교체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다만 하청업체가 동탄역 헤리엇 상가 일부를 불법 점유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이고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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