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한때 국내를 대표하는 전자상가이자 휴대폰 성지라 불리는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 상권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코로나 전부터 월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점포가 등장했음에도 들어오려는 임차인이 없다. 코로나 이후 찾는 손님은 더욱 줄어 공실은 더 늘고 있다. 테크노마트 8층은 집합상가 392곳 중 150곳 이상이 공실이다. 점포 임대료는 없고, 관리비만 1구좌당 25만원 수준. 그럼에도 들어오려는 임차인은 없다. 패션 쇼핑몰 엔터식스가 통으로 임대한 1층과 휴대폰을 판매하는 6층을 제외하면 곳곳이 텅텅 비었다. 휴대폰 성지라 불리던 이동통신기기 판매 점포도 최근 공실이 속출하고 있다.
테크노마트 몰락 원인은 인터넷 쇼핑이 꼽힌다. 다른 상품들도 온라인 쇼핑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전자제품 시장에 미치는 타격은 태풍급이다. 온라인에서 가격 비교만으로 저렴하게 구입하는 방식으로 소비패턴이 확 바뀌었고, 가격 경쟁력조차 떨어지자 찾는 이들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테크노마트 상권이 살아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테크노마트처럼 한 업종으로 특화된 테마형 집합상가는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 치명적이다. 전자제품 장사가 안 되면 업종변경을 하면 되지만, 집합상가의 업종을 바꾸려면 점주 대다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상인들끼리 이해관계가 달라 업종 변경도 쉽지 않다. 개별 층마다 점포를 수없이 쪼개 분양해 점주만 수백명이 넘기 때문이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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