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소형견이라도 단지 내에서 이동할 때는 털이 빠져나오지 않도록 옷이나 이불 등을 사용해야 하고요. 입마개 착용도 필수고요. 산책시키다가 적발되면 동ㆍ호수도 밝혀야 합니다.” (아파트 관계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반려견 산책 금지' 규약을 만들어 논란이다. 아파트 측은 개물림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 이 규약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측에 따르면 맹견이 아닌 비숑이나 푸들 같은 소형견이라도 입마개가 필수이며, 규약을 2회 위반한 주민은 벌금(위반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동물 복지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시대를 역행하는 규약이라며 황당하다는 의견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이 단지 내에 설치된 안내판에는 '반려동물(반려견) 산책 불가 안내'라고 적혀 있다. 상당한 분량의 안내문 내용을 요약하면 반려동물은 키즈스테이션이나 시니어하우스 등 어린아이와 노약자를 위한 공간 뿐 아니라 주차장과 산책로, 엘리베이터, 공용 계단 등에서 대기할 수 없다. 사실상 각 집의 대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반려동물의 이동이 금지되는 셈이다.
물론 이동 방법은 있다. 반려동물이 탈출할 수 없는 가방 등을 사용하면 된다. 혹은 반려동물 보호자가 이불이나 옷에 감싼 뒤 안고 이동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물론 이 경우에도 최단 경로로 움직여야 한다는 게 아파트 측의 설명이다.
만약 이를 위반하면 벌금(위반금)을 내야 한다. 아파트 측은 매월 1회 적발 시 경고문을 전달하고, 2회 이상일 경우에는 위반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놀이터나 키즈스테이션 등의 시설 근처 5m 이내, 그 외 다른 시설의 경우 10m 이내 접근하면 위반금을 물어야 한다. 아파트 측 관계자는 “위반금 금액을 알려줄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 규약을 만든 취지는 개물림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다. 또한 최근에는 뱀이나 쥐 출몰로 인해 유박비료를 뿌려놓은 곳이 많은데, 자칫 반려견이 이를 먹을 경우 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유박비료는 리신이라는 독성물질이 함유돼 있어 유통과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연유로 주민들 역시 절반 이상이 ‘반려견 단지 내 산책 금지’에 동의했다. 지난해 10월 주민 76%가 참여한 '반려동물 관련 찬반 투표'에서 절반 이상(227가구·55.8%)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올해 1월 성남시에 신고된 후 준비 기간을 거쳐 최근에 안내판이 부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누리꾼들은 "해외 토픽에 나올 일" "안내견은 어떻게 하나" 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개 주인들이 각성해야 한다" "앞서나가는 아파트네" 등 규정을 지지하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결국 아파트 측은 안내문을 철거했다. 아파트 관계자는 “논란이 된 이후 20일 저녁 입주민, 동대표들과 팻말과 관련해 간담회를 가졌고, 현재는 치운 상태다”며 “그러나 규약을 수정하려면 투표 진행 등 여러 절차가 있어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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