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이제 비싼 아파트도 중도금 대출 가능…청약 시장 숨통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3.03.21 11:14

[땅집고] 20일부터 분양가 12억원이 넘는 주택 분양 계약자도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날부터 국토교통부 '중도금 대출 분양가 상한 기준'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인당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 규정이 모두 폐지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한 ‘1·3대책’ 후속 조치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청약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비싼 분양가로 진입이 어려웠던 서울 강남권 분양 문턱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땅집고] 중도금 규제에 따른 최근 분양단지의 대출금액 비교. /김서경 기자


■중도금 대출 분양가 상한 없애…청약시장 숨통 트일 듯

중도금은 아파트 청약 당첨 직후 내는 계약금과 입주 때 내는 잔금 사이에 치르는 금액이다. 통상 분양가의 60%를 차지한다. 분양 계약자는 건설사와 시행사가 알선하는 은행을 통해 대출을 진행한다. 금리가 낮았을 때는 중도금 대출로 발생하는 이자를 시행사가 부담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중도금 대출 보증이 가능한 분양가 상한선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했다가 이번에 상한을 아예 없앴다. 금리와 건설 자재비, 인건비가 급등하면서 중도금 대출 가능선인 1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청약자 수가 급감했던 것. ‘중도금 대출 여부’가 분양 성적을 좌우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중도금 대출은 분양 계약자의 자금 부담을 크게 낮춘다.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으면 계약금 10~20%와 중도금 60%를 자비로 부담해야 하지만, 대출이 가능하면 우선 계약금만 준비해도 된다. 더욱이 중도금 납부를 위해 2~3달 안에 수억원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도 덜 수 있다. 중도금 대출을 받으면 대출금 이자만 내다가 입주 시점에 중도금을 상환하거나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할 수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중도금 대출 가능은 수요자에게 억대 중도금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분양시장 대어로 불린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전용 84H㎡ 주택형 분양계약자는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데 따라 분양가 13억2040만원(최고가) 중 계약금 2억6408만원을 계약 시점에 지불한 뒤 오는 6월과 8월 1억3204만원을 각각 중도금으로 내야 했다. 그러나 규제 완화로 6, 8월 중도금을 모두 대출금으로 납부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이번 규제 해제의 최대 수혜 단지라고 언급하는 이유다.

[땅집고] 서울 분양 예정 단지 전용 84㎡ 추정가격 및 대출 가능 중도금(60%) 시뮬레이션. /김서경 기자


■청약 문턱 높았던 강남권 분상제 아파트 가장 큰 수혜

업계는 이번 규제 해제가 오는 24일 견본주택을 여는 휘경 3구역(휘경자이 디센시아) 청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한다. 휘경3구역 분양가는 ‘장위자이 레디언트’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장위자이 레디언트’ 전용면적 84A㎡ 분양가는 10억2350억원(최고가)이다.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분양 계약자가 올해 안에 마련해야 하는 금액은 3억705만원(계약금, 1ㆍ2차 중도금)에서 1억235만원(계약금)으로 줄어든다.

이러한 효과는 3.3㎡ 당 가격이 배로 비싸 청약 문턱이 높았던 강남권에서 더 큰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강남권에선 4월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대치구마을3지구)를 시작으로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원페를라’(방배6구역),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청담삼익),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잠실진주)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총 3065가구 규모의 ‘디에이치 방배(방배5구역)’는 최근 임시총회에서 3.3㎡ 당 분양가를 평균 5100만원으로 산정했다. 이를 적용한 전용 59㎡, 84㎡ 분양가는 각 13억 2094만원, 17억 396만원(최고가)이다. 중도금 전액을 대출받을 경우 계약금 3억4079원(20%)만 우선 부담하면 된다. 만약 중도금 대출 상한선 12억원이 폐지되지 않았다면, 이 단지 분양 계약자는 분양가 전액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분양 단지 중에서도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적용 주택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측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북보다는 강남이, 강남에서는 분상제 적용 단지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며 “분상제 단지에 당첨되면 차익을 확보할 수 있어 수요자들이 몰리는데,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더욱 치열한 양상을 띠게 됐다”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원은 “중도금 대출 상한선이 없어지면서 특히 서울 지역 분양 단지가 대거 수혜를 볼 전망”이라면서 “강남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가, 강북에서는 시장 내 적정분양가에 나오느냐가 청약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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