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이화여대가 2000억원을 들여 서울 본교 캠퍼스 내 노후 건물 2곳을 재건축하는 사업에 나선다.
올해 이화여대는 캠퍼스 서쪽 ‘생활환경관’ 및 동쪽 ‘헬렌관’을 재건축하는 사업에 대한 설계용역공고를 발표했다. 재건축 사업비는 각각 1638억원, 262억원으로 도합 2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두 건물 모두 2024년 말 착공 예정이다.
이번 재건축 사업은 이화여대가 2014년부터 마련해온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 마스터플랜’에 따른 것이다. 해당 마스터플랜은 교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캠퍼스를 계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이화여대 측이 약 10년 전부터 마련해온 청사진이다.
먼저 캠퍼스 서쪽에 있는 ‘생활환경관’ 재건축은 ‘EWC’(Ewha West Campus) 건립사업으로 칭한다. 현재 정문 쪽에 자리잡고 있는 ‘ECC’(Ewha Campus Complex)와 명칭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건물명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생활환경관은 1972년 준공해 올해로 52년 된 건물이다. 최고 8층 규모로, 현재 의류패션학·식품영양학·뇌인지공학 등 학과 수업을 진행하는 강의실과 실험실, 학생식당 등을 포함한다. 2011년 실시한 건축물 현황조사에서 멸실 대상으로 지정될 만큼 노후화가 심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생활환경관을 재건축하면서 바로 옆 이대부중을 캠퍼스 북쪽인 이대부고 쪽으로 옮길 것이란 얘기가 돌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를 이전하려면 교육부와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 생활환경관은 부지 8838㎡에 최고 15층, 연면적 6만3000㎡ 규모 EWC 건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당초 7층 높이 규제를 받았으나,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발표한 대학 도시계획지원방안에 따라 15층까지 건축이 가능해졌다. 새 건물은 교육과 융합연구, 산학·창업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쓰일 예정이다. 상업시설도 여럿 들어선다.
이화여대는 올해 2월 말 생활환경관 재건축 설계용역공고를 내고, 이달 10일 현장설명회를 진행했다. 공사비 1600억원, 설계비 38억1000만원 규모다. 설계 기간은 18개월이며 오는 5월 당선작을 발표한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땅집고와의 통화에서 “이달 열린 EWC 설계용역 현장설명회에 내로라하는 대형 설계사 10여곳이 참여했을 정도로 건축 업계 관심이 뜨거웠다” 며 “앞으로 캠퍼스 서쪽에 들어설 EWC가 현재 정문에 배치한 ECC와 함께 학교를 상징하는 건축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WC 사업과 더불어 캠퍼스 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헬렌관’도 올해 재건축 대상 건물로 선정됐다. 헬렌관은 1957년 준공한 중앙도서관이었다. 1986년 중앙도서관이 신축되면서 현재는 간호대학 학생들을 위한 학습 공간으로 쓰고 있다.
이화여대는 앞으로 헬렌관을 인근 중앙도서관과 연계한 첨단학술정보관으로 재건축할 예정이다. 부지 3955㎡에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1만280㎡ 규모 건물을 짓는다. 공사비 255억4000만원, 설계비 7억2000만원 규모다. 이달 24일 설계용역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고, 5월 중 당선작을 발표한다.
신축한 건물에는 토론·협업을 진행하는 창의학습공간, 미디어제작실 및 스튜디오, 크리에이티브 랩 등을 조성해 새로운 유형의 교육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헬렌관이 한국의 대학 건축 양식이 모더니즘으로 전환되던 시기상 특징과 역사성을 지닌 근대건축물인 점을 감안해, 기존 건물 일부는 보존하기로 했다.
이화여대가 ‘생활환경관’과 ‘헬렌관’ 두 개 건물을 재건축하는 데 드는 2000억원의 사업비는 기부금 등으로 충당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이화여대 졸업생 자녀를 둔 김낙찬 현재어학원 이사장이 1억원, 1985년 독문과 졸업생인 김명희 주식회사 에이스바이옴 대표가 1억원 등을 기부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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